재계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배임 등 법정 리스크 해결…해외시장 드라이브"

[한스경제 변동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에 김유석(48) SK에너지 전략본부장(전무)을 임명되고, 기존 김윤욱(49·사법연수원 25기) 전 실장은  SK㈜ 이사회 사무국장 겸 법무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 중국·동남아 등 글로벌 경영에 드라이브 걸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인사라고 입을 모은다. 최 회장이 2015년 8.15 특별사면 됐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기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법조인보다는 해외시장에 능통한 인물이 중용됐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이 교체됐다./연합뉴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지난주 비서실장에 김 SK에너지 전략본부장을 임명했다. 2016년 1월부터 최 회장 곁을 지켰던 김윤옥 전 비서실장은 SK㈜ 이사회 사무국장 겸 법무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 비서실장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고창고,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 법학과를 나온 인물이다. 이어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 합격해 1996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김 전 실장은 △공익법무관(1996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1999년)를 거쳐 2000년 변호사 개업을 했다. 이후 △2004년 SK㈜ LAG 임원 △2007년 법무담당 임원, 2011년 SK C&C Compliance(규정 준수·회계감사) 본부장 △2012년 SK C&C 윤리경영본부장, 대외협력본부장 △2014년 SK C&C 대외협력부문장 △2016년 SK㈜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김유석 비서실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비서실 의전행정관을 지낸 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와 오일메이저 BP에서 근무했다. 이후 2009년 SK에 영입돼 SK차이나,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등을 거친 글로벌 전문가다.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 비서실장 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당분간 최 회장 신변에 큰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법조인보다는 글로벌 경영에 능통한 인물을 전면 배치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최 회장은 수백억 원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2013년 1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으나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 특사로 석방됐다.

최 회장과 SK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도 연루됐다. 최 회장 석방 후 2016년 초 SK는 최 씨 측으로부터 더블루K·K스포츠재단·비덱스포츠 등에 총 89억 원 투자를 요구받았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박 전 대통령 독대 자리에서 '동생 최재원 부회장의 조기 석방' 등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협상 단계에서 결렬되면서 검찰특수본(본부장 이영렬)은 "실제 돈을 건네지는 않았다"며 최 회장을 불기소 처분했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에서 비서실장뿐만 아니라 비서실 직원 10여 명 중 절반가량이 바뀌었다. 비서팀장(수석부장급)에는 중국인 팀장이 지난 3일부터 근무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최근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싱가포르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올 초 신년사에서도 '해외시장 공략'을 강조한 만큼 글로벌 경영에 밝은 인재를 옆에 두는 게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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