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중소벤처기업부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벤처캐피털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41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정부 재원은 36억원이다.

16일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실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가상화폐 거래소 기업 투자현황' 자료와 중기부 등에 따르면 중기부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벤처캐피털 16곳은 총 28개 펀드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에 412억원을 투자했다.

28개 펀드 중 정부 모태펀드가 출자한 펀드는 16개로, 중기부 재원 36억4,000만원이 들어갔다. 16개 펀드를 제외한 나머지는 순수 민간 펀드다.

투자한 가상화폐 거래소는 ㈜두나무(업비트).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코빗(코빗), ㈜코인플러그(CPDAX), ㈜코인원(코인원) 등 5곳이다.

모태펀드는 개별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창업투자회사 등 벤처캐피털에 출자하는 펀드로 이른바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로 불린다. 벤처캐피털은 정부 재원에 민간 자금을 매칭한 펀드를 통해 개별기업에 투자한다.

중기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투자 대상 기업을 정하는 주체는 벤처캐피털이며,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신판매업으로 등록돼 불법투자는 아니라고 전했다.

중기부는 “투자금액 412억원은 16개 창업투자회사가 해당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한 금액의 총액이며, 실제 모태펀드에서 투자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 기류를 내세운 사이 정부 자금이 가상화폐 투자에 흘러갔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15일 “가상화폐 거래소의 불법적 행위가 적발되면 모태펀드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인혜 기자 hinhye@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