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명확한 진단…단계적 치료 필요
박씨의 경막외 내시경 시술 전 MRI(왼쪽)와 시술 후 MRI(오른쪽). 요추 5번/천추 1번간 신경을 압박하던 추간판 돌출이 나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사진제공=고대안암병원

[한스경제 김지영] 서울에 거주중인 50대 박모씨, 10년 전부터 허리통증과 왼쪽 다리 저림 증상이 있었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아 파스나 찜질 등 민간요법을 이용했다. 하지만 증상은 심해졌고 병원에 내원해 진료 받은 결과 척추의 추간판 돌출에 의한 척추 신경 압박이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요통은 ‘현대인 병’이라고 불릴 만큼 흔한 통증이다. 특히 박씨와 같은 추간판에 의한 신경 압박은 가장 흔한 요통 원인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법을 찾지 못해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또한 불필요한 수술이나 부적절한 치료를 받아 부작용에 이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 박씨의 경우 내원 전 약물요법과 함께 경막외 신경치료주사를 맞았으나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다시 재발을 반복했다. 이후 박씨는 요추 유합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 반년이 지나자 통증은 똑같은 양상으로 다시 시작됐다. 여기에 왼쪽 다리 힘이 빠지고 감각이 떨어지는 증상도 더해졌다. 이후 또 한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걷지 못하고 휠체어를 타고 지내야하는 신세가 됐다.

낙담한 박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취통증의학과 진료를 보게 됐고 경막외강으로 접근하는 내시경 시술을 받았다. 시술이 끝난 직후 박씨는 통증이 감소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다음날 퇴원했다. 퇴원 후에는 감각이 없던 왼쪽 다리에 힘이 돌아오는 경험까지 했다.

시술 중인 고대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고재철 교수 / 사진제공=고대안암병원

박씨와 같이 척추통증을 겪는 환자들 중 대부분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을 먼저 접한다. 신경 압박이 심해 감각 이상과 운동 기능 상실이 나타난 경우 더 이상의 신경 변성이 일어나기 전 수술을 받기도 한다.

물론 수술은 신경 압박을 가장 확실하게 해결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많이 가져온다는 단점이 있다. 박씨처럼 수술 후 주변 조직의 유착 및 해부학적 구조의 변형으로 재발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척추에 새로운 질환이 생겼을 때 추가적인 시술이나 수술이 어렵다.

따라서 척추 질환의 경우 먼저 비수술적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비수술적 치료 중에서도 가장 간단한 치료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신경이 자극을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주사치료를 통해 자극받는 신경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화학적인 감압을 통해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주사치료를 통해 효과를 못 보는 경우에는 특수 카테터를 병변이 있는 부위까지 넣어 약을 직접 전달하는 신경성형술이나 좁아진 곳을 풍선으로 확장시키는 방법, 추간공으로 진입해 인대를 제거하는 시술 등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또한 내시경을 꼬리뼈 혹은 추간공으로 넣어 레이저나 기계를 이용해 감압하는 시술도 있다. 이처럼 척추 질환의 경우 간단한 방법부터 시작해 원인을 제거한 후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재발을 막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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