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영] 형광물질을 통해 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치료기술이 개발 됐다.

서울대병원은 조원상(신경외과), 오승준(비뇨기과, 의료기기혁신센터장) 교수팀이 병원 출자회사 인더스마트와 함께 ‘뇌 내시경용 특수 형광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뇌혈관질환은 심혈관질환과 더불어 암 다음으로 국내 사망률 2-3위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뇌혈관질환으로는 ‘뇌동맥류’가 있는데, 파열성인 경우 사망 및 장애 발생률이 65%에 이르는 중병이다. 전조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 결찰수술은 열쇠구멍 크기의 개두술을 실시하는 '키홀접근법'이 주로 이뤄진다. 출혈이 적어 수술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되고 미용적으로 우수하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수술하기 때문에 숙련된 의료진과 이를 보완해줄 장치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형광시스템을 이용하면 혈관 결찰술 이후에 혈액이 제대로 순환 하는지 쉽게 확인 가능하다. 혈관 겉모습만 볼 수 있는 기존 내시경과 달리 중요 미세혈관 상태를 관찰하거나 혈관 내부의 혈액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내시경 화면과 형광필터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크기는 일반 내시경 카메라와 비슷하다.

신경외과 조원상 교수는 "개발된 형광시스템을 이용하면 뇌동맥류 수술을 보다 정밀히 할 수 있다. 향후 환자들의 예후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뇌수술용 로봇 개발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형광시스템 유용성과 관련된 연구결과는 작년 ‘세계 신경외과학(world neurosurgery)’ 저널에 발표됐다.

김지영 기자 jiyoung9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