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국내 도급 순위 3위 건설사인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이 이날 진행한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만 입찰제안서를 냈다. 도급 순위 13위인 호반건설은 매각 대상지분 50.74%를 주당 7,700원에 사들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먼저 40%에 대해서만 대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10%는 산업은행에 3년 뒤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주는 조건도 포함했다.

이날 마감가 기준으로 대우건설 주가는 주당 5,960원이다. 호반이 제시한 금액은 현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으로 약 29%를 더한 가격이다.

호반이 산은 지분을 전량 사들인다면 인수가는 1조6,241억원 수준이다. 당장 산은이 쥐는 금액은 지분 40%에 대해 1조3,0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사모투자펀드 특성상 분할매각이 불가능해 대금 지급을 늦추는 방식을 택했다.

산은은 전날 매각추진위원회를 열어 지분 분할 매각을 수용하기로 하고 최저 매각 예정 가격으로 주당 7,400원 정도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 대우그룹 해체 후 자산관리공사가 6조6,000억에 금호그룹에 팔았다. 그러나 금호그룹이 ‘승자의 저주’를 견디지 못하고 불과 4년만인 2010년 산업은행에 지분을 넘겼다. 산은은 2010, 2011년에 걸쳐 주당 평균 1만5,000원에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총 인수 금액만 3조1,785억원에 달해 이번 매각으로 2조원가량 손실을 입게 된다.

하지만, 산은 측은 2016년 대규모 영업손실로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해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지금이 대우건설 매각의 최적 시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국가계약법에 해당하지 않아 단독 입찰도 유효하다. 사모펀드(PEF) ‘KDB밸류 제6호’를 통해 산은이 간접 소유하고 있어서다. 관건은 산은이 호반건설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냐로 넘어갔다. 호반건설이 제안한 인수 조건은 애초 산은이 원했던 매각나 시장 예상가 1조8,000억원 수준에 비해 크게 내려간 상태다.

산은은 이르면 다음 주 26일 이사회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호반건설 제안가가 매수가에 비해 저렴한 거 아니냐는 질문에 “가격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 없다”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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