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코스닥지수가 ‘셀트리온 3형제’ 등 바이오 종목이 급락하면서 870선으로 밀렸다.

19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20포인트(2.03%) 떨어진 879.9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4.66포인트(0.52%) 오른 902.85로 개장한 지수는 바이오·제약주가 큰 폭으로 내리면서 낙폭을 키웠다.

이날 외국인은 1,423억원어치를 팔아 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유도했다. 개인은 572억원, 기관이 98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독일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가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에 대해 지속해서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8만7,200원으로 제시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바이오·제약 업종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한상희 도이체방크 연구원은 "셀트리온그룹의 수익성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셀트리온그룹은 자산으로 처리한 연구개발(R&D)비 비중이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직접 지출 R&D 비용'의 비중이 27%에 불과해 글로벌 경쟁사들 평균인 81%(2016년 기준)보다 매우 낮다는 것이다.

그는 "회계 정책의 차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셀트리온은 임상 3상 단계부터 개발 비용을 자산화하지만, 미국·유럽의 제약사들은 임상이 끝난 후 정부 허가 단계부터 자산화한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에 57%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직접 지출 R&D 비용을 글로벌 경쟁사 평균 수준으로 적용하면 영업이익률이 30% 중반대로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계 노무라증권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너무 높다며 '매도'(Reduce)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도이체방크의 리포트는 의약품 연구개발비용 처리 기준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왜곡된 시각을 전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는 신약과 달리 상대적으로 상업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제품 성공 가능성이 확보된 시점부터는 연구개발비의 자산화가 가능하다"며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허가 이전에 개발비를 자산화하는 것은 정상적인 회계 처리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셀트리온(-9.87%)과 셀트리온헬스케어(-7.88%), 셀트리온제약(-9.82%) 등 셀트리온 3형제가 일제히 급락했고 바이로메드(-6.35%), 티슈진(-3.89%), 휴젤(-2.72%), 신라젠(-2.09%) 등도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급락한 우리기술투자(-12.74%)는 기존 최대주주인 '이완근 외 1인'이 보유주식 756만주를 특수관계인인 신성이엔지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 2대주주이던 이정훈 대표가 지분율 12.70%로 최대주주가 된다.

이날 KDB산업은행 보유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만이 참여한 대우건설(4.01%)는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호반건설은 매각 대상지분 50.74%를 주당 7700원에 사들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먼저 40%에 대해서만 대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10%는 산업은행에 3년 뒤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주는 조건도 포함했다. 이날 대우건설 종가는 5,960원이다. 호반이 제시한 금액은 현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으로 약 29%를 더한 가격이다. 

산은은 전날 매각추진위원회를 열어 지분 분할매각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최저 매각예정가격으로 주당 7400원 정도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이 제시한 조건이 산은이 정한 최소한의 매각요건에는 부합한다는 얘기다.

한국종합기술은 상한가로 치솟았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45포인트(0.18%) 오른 2,520.26으로 장을 종료했다. 이날 3.86포인트(0.15%) 오른 2,519.67로 출발해 강보합세를 이어가며 2,520선을 되찾았다.

이날 기관은 386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은 836억원, 개인은 89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건설(3.30%), 운송장비(3.16%), 섬유·의복(4.34%), 비금속광물(1.44%), 종이·목재(1.37%), 화학(1.37%), 은행(1.36%), 통신(1.21%) 등이 올랐다.

의료정밀(-2.95%), 의약품(-2.74%), 전기·전자(-1.48%), 전기가스(-0.67%), 서비스(-0.55%), 증권(-0.54%) 등은 내렸다.

시총 상위주는 삼성전자(-1.16%)와 SK하이닉스(-2.53%)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3.13%), NAVER(-2.44%), 한국전력(-1.12%) 등도 내렸다. 이에 비해 현대모비스(4.71%), 현대차(4.52%), 신한지주(3.52%), 삼성생명(2.30%), KB금융(2.13%), LG화학(1.56%), SK텔레콤(0.72%) 등은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4.8원 내린 1,065.9원에 마감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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