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경주./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정욱] 경정은 일반 스포츠경기와는 다르다. 대부분 스포츠 경기는 선수의 기량이 승패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경정은 ‘물위의 격투기’라고 불리는 수상 스포츠인 만큼 선수의 기량에 더해 모터와 보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모7, 기3(우승 기여도에 모터가 70%, 선수 기량이 30%)’이라는 경정 속설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특히 상위 10위권 내 모터들은 출전 자체만으로도 경정 팬들에게 입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경정 모터는 박진감 넘치고 원활한 경주 진행을 위해 2년을 주기로 전면 교체한다. 현재는 2016년형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2016년형 모터는 올해 3월까지 운용되며 4월부터는 2018년형 신형 모터로 교체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2016년형 모터 중에서는 66번 모터가 으뜸으로 손꼽힌다. 평균 착순점 9.14의 최고 기록과 함께 경정 팬들 사이에서도 ‘입상 보증형 모터’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37회차 출전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출전하지 않고 있다.

그 공백기에 최강 모터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모터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42번, 106번, 157번 모터를 손꼽을 수 있다. 이 모터들은 누적 기록 자체는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최근 상급 모터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하며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남은 출주 기간 동안 가장 눈여겨 봐야하는 모터는 157번이다. 최근 9경주 평균 착순점이 9.11(지난 3회차 출주성적)로 66번 모터에 도전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상대로 물망에 올라 있다. 연일 6초 대의 빠른 소개항주 타임과 함께 흠 잡을 데 없는 성능을 뽐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부재중인 66번 모터를 대신할 수 있는 최강 모터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이다.

지난 3회차에 출전한 42번 모터는 당시 모터 랭킹 33위에 누적 착순점은 중급 정도인 5.80이었다. 하지만 최근 9경주 착순점은 7.11이고 작년 후반기부터 지금까지 탑승자들에게 꾸준하게 입상을 선사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106번 모터 역시 선수들에게 좋은 성적을 안겨주며 주목 받고 있다. 모터 랭킹 35위에 누적 착순점은 5점대이지만 최근 9경주 착순점이 7점대로 훌쩍 올라섰다. 가속력 보다 순간적인 반응이 좋아 조종자가 다양한 전술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 57번, 103번, 121번 모터 등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어 눈여겨 볼 필요성이 있다.

‘뜨는’ 모터가 있다면 ‘지는’ 모터도 있다. 상위권에 올라있는데도 7번과 70번, 114번 모터 등은 이름값을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여주고 있다. 주의가 필요하다.

보트 외부에 부착되어 있는 모터는 기상 조건과 바람, 수면 상황, 당회차에 출전하는 선수와의 궁합도에 따라서 예상 밖의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모터의 누적된 기록을 맹신하기 보다는 지정훈련과 경주 전 소개항주 기록 등 다양한 자료를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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