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기존의 대기업 위주 여신을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밝혔다. 수은은 올해 60조원의 여신을 지원하는데, 이중 절반인 26조 원가량을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은 행장은 24일 서울 중구 소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후 4개월동안 중소·중견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했다”며 “단순히 여신 규모의 양적확대가 아닌 일자리 창출 등 시장이 원하면서도 효과가 큰 사업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사진=한국수출입은행

수은은 총 여신의 43%인 26조원을 중소기업(10조원·전체의 16.7%)과 중견기업(16조원·전체의 26.7%)에 지원해 대기업 위주 여신을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전환하기로 했다. 경영 압박은 거액 여신에서 오는 것이지, 중소 여신에서 오는 것은 비교적 작다는 것이 은 행장의 설명이다. 그는 “(중소 여신의 경우) 조 단위로 움직이지 않으니 중소·중견기업에 관한 부분은 융통성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은의 여신공급 목표 금액은 모두 60조원으로 지난해 실적 60조8,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48조원의 자금을 공급하는데, 이중 대출은 47조9,000억원, 투자는 1,000억원이다. 51조4,000억원이었던 지난해 대비 3.4% 감소했다. 여신 규모의 양적 확대보다 지원 효과성 제고에 집중한다는 것이 수은의 설명이다. 보증지원은 12조원으로 지난해(9조4,000억원) 대비 2.6% 늘어난다. 건설·플랜트, 선박 등의 해외 수주가 다소 회복됨을 감안한 수치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신성장산업에 9조원을 지원한다. 기존 주요 금융지원 대상이던 영화 콘텐츠, 보건의료, 소프트웨어, ICT뿐만 아니라 에너지 신산업, ICT융합, 미래운송기기, 유망소비재 등을 수출형 신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심사방식을 개선하는 등 신성장산업에 최적화된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M&A 자금 등을 수출 전 단계까지 지원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기술력과 사업성 위주로 심사 지원체제를 정비해 기술력 대비 신용도가 낮은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해 금융접근성도 높일 예정이다.

은 행장은 성동조선해양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성동조선에 투입되는 자금은 궁극적으로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 이유다. 현재 성동조선과 STX조선해양에 대한 외부 컨설팅이 진행되고 있다.

은 행장은 “재무적 측면뿐 아니라 산업컨설팅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지을 것”이라며 “채권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이 살 수 있는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설명했다.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합병방안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며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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