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체들이 해양플랜트 발주사의 계약 미이행과 인도 거부에 최대 3조여원의 손실을 보게됐다.

유가 하락과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발주사들이 교묘한 수법으로 국내 조선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해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인도 관련 계약 해지 또는 인수 거부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최대 7,000억원, 대우조선은 무려 1조7,000억원, 삼성중공업 3,700

국내 조선사들은 뒤늦게 런던해사중재협회(LMAA)에 중재를 신청하겠다고 부산을 떨고 있으나 중재 과정만 1년 이상 걸리는데다 조선업체에 유리하다는 보장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노르웨이의 프레드 올센 에너지는 지난 27일 반잠수식 시추선의 인도 지연을 이유로 현대중공업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 시추선은 현대중공업이 2012년 5월 프레드 올센 에너지로부터 7,000억원에 수주했으며 올해 3월 인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프레드 올센 측의 빈번한 설계변경 요청 등으로 인해 오는 12월로 인도 시점이 늦춰졌다. 현대중공업은 이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비용 1억6,70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프레드 올센 측에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지난 22일 LMAA에 중재를 신청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월 미주 지역 선주와 맺은 7,034억원 규모의 드릴십 1척 수주 계약을 해지했다. 선주사가 중도금 지급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7월에는 노르웨이의 원유 시추업체 '송가 오프쇼어'가 시추선 건조 지연과 이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에 책임이 있다면서 손실을 보전해달라고 중재를 신청했다.

시추업체 퍼시픽 드릴링은 최근 삼성중공업이 건조를 마친 5,920억원의 드릴십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삼성중공업이 인도 기한인 27일 드릴십 '퍼시픽 존다'를 퍼시픽 드릴링에 보내려고 했으나 갑자기 퍼시픽 드릴링 쪽에서 납기 기한을 어겼다며 인수를 못 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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