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현대자동차가 미래 가정인 스마트홈 점령을 위한 장기적인 청사진을 펼쳤다. 자동차를 일상생활과 밀접한 가전 제품으로 쓰임새를 갖출 수 있도록 자동차의 가전화가 그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로봇 산업 진출로 현실화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의료용과 산업용으로 사업을 꾸렸지만, 추후에는 자동차와 함께 인공지능 로봇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7일 기획재정부와의 간담회를 통해 향후 5년간 23조원을 5대 신산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로봇이다. 구체적으로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확보하고 올해 조기 상용화·AI 기술 보유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추진 등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중으로 미국과 국내 등 공장에 웨어러블 로봇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근로자들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지난 서울모터쇼에 공개한 스마트 하우스 콘셉트. 수소전기차가 발전과 제어를 맡는 형태다. 김재웅기자 jukoas@sporbiz.co.kr

현대차가 로봇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자동차와 로봇 산업이 최첨단 산업으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주행 등 인공지능이 현실화되는 요즘에는 이같은 장점이 극대화된다.

우선 현대차는 의료용과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당장 관련 로봇 산업 규모가 크게 늘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국제로봇연맹이 산출한 통계를 보면 최근 글로벌에서 연간 판매되는 산업용 로봇은 무려 30만대에 달한다.

운전하는 로봇도 내놓을 예정이다. 카풀서비스 업체인 럭시와 함께 구상 중인 것으로, 자율주행 택시와 비슷한 형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미 웨어러블 로봇 개발을 완료했고,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HMG저널

아직은 실체가 전혀 없지만, 먼 미래에 현대차는 가정용 인공지능 로봇 개발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수소와 전기차 보급, 커넥티드카 기능 확대 등으로, 미래 자동차가 한 집의 발전, 제어 등을 도맡을 가전으로 거듭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개발한 로봇은 미래 스마트홈 시대에 자동차와 연결돼 가정사를 직접 꾸리는 수족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가 가전 시장까지 점령하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단은 의료용과 산업용 로봇을 중심으로, AI를  사용하는 로봇 등에 한해서는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며 “아직 아무런 실체도 없지만, 미래 가전 로봇을 만들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로봇 시장 후발 주자인 만큼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우려도 숨기지 않는다. 이미 혼다는 2000년대부터 아시모 등 로봇을 개발해왔다. 이미 로봇 애완동물은 상용화 단계다. 토요타는 작년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임대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웨어러블 로봇을 공장에 적용한 완성차 사들도 많다. 독일 BMW와 폭스바겐, 미국 포드 등은 일부 공장 근로자에 웨어러블 로봇을 지급했다.

현대차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을뿐, 이미 오래 전부터 웨어러블 로봇을 연구해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입장이다. 계열사인 현대로템이 2010년 시작해 2015년 완성한 국책과제 ‘산업용 근력 증강로봇’이 대표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이미 오래 전부터 로봇을 연구 개발해왔다”며 “웨어러블 로봇인 만큼 아시모 등 로봇과 우열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인공지능 수준도 상당한 만큼 기술력으로는 뒤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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