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 선물 거래/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이성봉] "비트코인이 이제 제도권 거대 은행들도 무시 못 할 수준이 됐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대표적인 가상화폐(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 거대 은행들이 연구를 시작했다'며 24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거대 은행들의 움직이는 가상화폐를 구동시키는 ‘블록체인’ 기술은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 또 세계 경제계 리더들이 총출동하는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 비트코인 세션(분임토론)이 마련될 정도로 블록체인 기술은 전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거대 투자은행인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데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사기라고 발언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서비스하는 업체인 ‘체인’의 CEO인 아담 루드윈은 “암호화폐의 가장 큰 이점은 검열을 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한 뒤 “양측이 승인만 하면 규제당국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대부분 거대 제도권 은행이 비트코인 거래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거대 은행들도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일부에서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투자수단으로 인정하고 있어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가 제도권 내에 들어와 거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양대 선물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선물을 각각 출시한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게다가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암호화폐 관련 데스크를 마련하고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또한 미국의 대표적 거래소인 나스닥이 비트코인 선물 출시를 검토 중이다.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방문한 스위스에서 미국의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코인공개(ICO)로 수많은 신생기업들이 자금을 모았다. 지난해 모두 34억달러(3조6000억원)의 ICO가 발생했으며, 메시징 앱인 텔레그램이 올해 20억달러(2조1000억원) 규모의 ICO를 계획한다고 알려졌다. 계약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사상 최대의 ICO가 될 전망이다.

 바클레이 은행 전 CEO 앤서니 젠킨스는 “암호화폐가 금융 서비스는 물론 화폐 자체의 기능에 심각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전세계가 단일통화로 통일되는 꿈같은 현실이 머지않아 실현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거대 투자은행인 UBS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였던 올리버 부즈만은 “제도권 은행들이 뒷짐을 쥐고 있는 사이에 ICO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며 “제도권 은행들이 뒷짐을 쥐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시장을 뺏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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