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매서운 추위만큼 가계 부담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올해 최강 한파가 이어지면서 농수산물 가격은 급증했고,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으로 외식물가 역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연일 계속된 한파에 채솟값이 크게 올랐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클럽에서 고객들이 채소를 구매하는 모습. /연합뉴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강력한 한파에 채소와 과일 등은 일제히 가격이 올랐다. 특히 하우스 등 시설에서 재배되는 호온성 작물 가격이 들썩였다. 

aT유통공사의 농산물 유통정보를 살펴보면, 대표적인 하우스 작물인 파프리카와 다다기 오이는 최다 상승세 품목으로 전환됐다. 파프리카는 호온성 작물로 한파에 따른 비닐하우스 난방비용 상승과 일조량 감소로 생육환경이 저하되며 공급물량도 급격하게 줄었다. 

오이도 마찬가지다. 한파와 흐린 날씨가 이어지며 일조량이 줄었고, 주산지인 남부 지방의 출하량이 줄며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이외에도 한 달 만에 풋고추는 116%, 애호박은 45%, 상추와 깻잎 가격도 20% 가량 폭등했다. 

겨울의 대표적인 과일 귤도 오름세다. 제주지방 일부 농가 노지재배분 출하가 마무리되면서 한라봉과 천혜향으로 품종이 교체되는 시기로, 귤은 물량감소로 가격이 올랐다.

최근 자주 발생하는 풍랑주의보 때문에 출항한 배들이 한꺼번에 입항하고, 새로운 배들이 조업을 하러 나가지 못하면서 수산물 가격도 요동쳤다. 

오징어의 경우 악천후로 조업이 아예 이뤄지지 못하면서 위판가 조차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오징어(1kg) 도매가는 일주일 전보다 4.1% 상승했다.

갈치 역시 전주대비 3.5% 가량 올라 도매가가 높게 형성됐다. 하지만 갈치의 경우 조업을 나갔던 배들이 최근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며 안정세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도미노가 확산되고 있다. 먼저 지난 28일 커피빈코리아는 커피 등 일부 음료 제품의 가격을 최대 6.7% 정도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스몰 사이즈)는 4,500원에서 4,800원으로 300원(6.7%), 카페라떼(스몰 사이즈)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300원(6%) 오른다.

커피빈코리아 측은 “3년 6개월 만에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며 “임대료와 인건비, 원부자재 값 상승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불가피하게 음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이유로 미역국 전문 프랜차이즈 ‘오복미역’은 이달부터 1만원대인 가자미미역국·전복조개미역국 등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신전떡볶이’도 이달부터 떡볶이 가격을 500원 올렸고 김밥 전문 프랜차이즈 ‘고봉민 김밥’도 최근 김밥 가격을 300∼500원 상향했다. 쌀국수 전문 ‘미스사이공’은 점포별로 쌀국수 가격을 10∼15%가량 올렸다. 앞서 롯데리아·KFC·놀부부대찌개·신선설농탕 등도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는 무료로 제공하던 식전(食前) 빵 서비스를 중단했고, 치킨 프랜차이즈 일부 가맹점에선 콜라, 치킨 무, 소스 등을 빼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선 프랜차이즈 가격 인상 움직임이 최저임금 인상분이 반영된 급여가 지급되는 2월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3~4년 간 외부적인 요인들의 가격 부담이 한계에 달했고, 최저임금 인상된 만큼 가격 인상에 대핸 가맹점주들의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며 “3월부턴 눈치를 보던 업체들도 결국 인상 방침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진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