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의 전문경영인들의 재임 기간이 평균 6년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 등 대기업들의 임원 인사 발령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며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신세계-두산 10년 이상…KT-포스코는 단명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238개 계열사의 고위 임원 퇴임 정보를 조사한 결과, 55.6세에 사장단에 들어가 평균 5.5년을 재임하다 61.1세에 퇴임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매출 2조원 이상의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38개사의 전문경영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말부터 올해 6월말까지 약 1년간 변동 사항을 조사한 것이라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직급 분류 체계가 다른 SK그룹과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그룹별로 퇴임한 사장급 이상 임원들의 재임 기간을 보면 신세계가 13.7년으로 가장 길었다. 재계에서는 최근 신세계가 SSG페이 론칭?면세점 특허권 유치 등 사업 분야를 다각도로 확장하면서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 필요성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두산은 10.8년으로 신세계의 뒤를 이었고 현대차와 GS가 각각 8.7년, 8.0년으로 재임기간이 긴 편에 속했다. 이어 OCI(6.5년), 영풍(6.4년), 동부(6.0년), 삼성(5.0년), 현대중공업(4.7년), LS(4.6년), 대림(4.1년) 순으로 재임 기간이 길었다.

반면 그룹 인사에 정부 입김이 많이 작용하는 포스코(2.9년), 대우조선해양(3.2년), KT(3.7년)는 3년 내외로 짧았다. 특히 포스코와 KT의 경우 다른 기업에 비해 CEO의 변동사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 연간 53명 퇴임…사장단 자리 9개 사라져

같은 기간 사장·부회장·회장 등 고위 임원진을 주축으로 한 사장단의 퇴임율은 연간 53명이 자리를 비우면서 18.7%로 집계됐다.

신규로 사장단에 오른 사람은 39명이었던 반면 총 9명의 자리가 줄었다. 실제 퇴임자 53명에서 신규 선임된 39명을 빼면 14명이 줄어든 것이지만, 다른 계열사로 자리만 옮겼거나 이동해온 5명은 조사에서 제외했다고 CEO스코어는 밝혔다.

사장단 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그룹은 OCI, 한화, 현대백화점으로 모두 3명씩 감소했다. OCI는 12명에서 9명, 한화는 11명에서 8명, 현대백화점은 7명에서 4명으로 각각 줄었다.

이어 삼성은 44명에서 42명으로 2명 줄었고, 현대차 역시 26명에서 24명으로 2명 감소했다. 특히 삼성의 경우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용주의 노선이 진행되면서 조직 슬림화에 의한 전문경영인 감축 현상이 일어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어 GS, 현대중공업, KT, 신세계, 동부, 효성, 동국제강 등은 1명씩 줄었다.

반면 LG그룹은 같은 기간 사장단 자리가 3명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포스코와 두산은 각각 2명, 롯데, CJ, 대림, 미래에셋은 1명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한진, LS, 대우조선해양, 금호아시아나, 현대, 대우건설, S-OIL, 영풍, KCC는 사장단 자리가 이전과 같았다.

재계의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주요 그룹의 사업 계획이 재편되면서 전문경영인 증감폭도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경영권 승계를 앞둔 그룹의 경우 예비 오너들의 활발한 M&A 시도가 늘어 향후 변동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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