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대형 상장사 절반의 실적이 예상치와 크게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제가 거론되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대형 상장사 78곳중 37곳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와 10%이상 차이가 있었다. 전망치보다 10% 이상 떨어져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등 총 18곳이었다. 한화테크윈과 삼성전자 등 19곳은 시장 전망치보다 10% 이상 오른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이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으로는 부정확한 실적 추정이 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18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1조5,127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덕분에 실적 발표 전날인 지난 21일 3만1,900원이어던 주가는 지난 30일 1만8,200원까지 거의 반토막이 났다.

삼성전자에 대한 추정치도 10% 이상 빗나갔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성장 둔화 등을 우려하며 보수적인 전망치(6조5,749억원)를 제시했지만, 실제 발표된 3분기 영업이익은 7조3,934억원에 달했다.

이런 엉뚱한 예측은 지난 7월에 도입된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제' 강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애널리스트들의 기업 분석 활동과 능력이 더 위축됐다는 것이다. 이 규제는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건너서 듣고 투자에 나선 사람도 시장질서 교란행위자로 간주하는 등 처벌 대상이 광범위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어떤 정보까지를 '미공개 정보'로 봐야하는지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며 "기업 탐방이나 IR담당자와의 통화 등 정상적인 기업 분석 활동마저도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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