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경주./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박정욱] 경륜 선수의 전성기는 일반적으로 30세 전후라고 한다. 힘과 기량, 적절한 운동능력까지 최상의 상태가 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서른 즈음에’ 접어든, 또는 서른 살을 갓 넘은 선수들이 ‘경륜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1987년생과 동년배로 분류되는 1988년 1,2월생 선수들이 그 주인공이다. 정종진을 선두로 경륜 대세로 잡은 이른바 ‘황금세대’ 선수들이다.

세대교체 서막을 연 정종진(20기, SS반)

1987년생을 대표하는 선두주자는 단연 정종진이다. 정종진은 2016년과 2017년 그랑프리를 2연패하고 2년 연속 다승, 상금, 성적 등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데뷔 후 한 동안 특선급 준 강자 수준에 머물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15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대상경주 우승을 시작으로 세대교체의 서막을 알렸다. 당시 최고 수준의 강자들을 폭발적인 젖히기로 제압하며 환호하던 정종진의 모습은 경륜 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이후 꾸준한 기량과 뛰어난 성적으로 경륜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금으로 3억 9,543만원을 벌어들였다.

벨로드롬의 호랑이 박용범(18기, SS반)

정종진과 쌍벽을 이루는 박용범(1988년 1월생)도 빼놓을 수 없는 슈퍼스타다. 그는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친구이자 라이벌인 정종진을 상대로 저돌적인 추입승부를 펼치며 역전 우승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왕좌 재탈환을 노렸던 2017년 그랑프리 결승전 경주에서 몸싸움 도중 낙차 사고를 당해 쇄골 골절 부상을 입고 현재 회복에 전념하고 있는 상태다.

충청도 특급 황인혁(21기, S1반)과 호남의 희망 최래선(22기, S1반)

‘벨로드롬의 황소’ 황인혁(1988년 1월생)과 ‘호남의 떠오르는 태양’ 최래선의 등장은 특선급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수도권과 경남권 선수들의 대립 구도로 굳어져가는 흐름 속에서 충청도와 호남을 대표하는 신흥강자의 등장은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주와 추리에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

아마추어 최강 강호(23기, A1반)의 합류

23기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강호도 1987년생이다. 지난 광명 1회차 경주에 첫 모습을 드러낸 강호는 데뷔전인데도 가뿐하게 3연승에 성공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선수들 강세에 눌려있던 경남권 선수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스타 선수로서 손색없는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 찬스 메이커 이정우, 최고 수준의 추입선수이자 정종진의 단짝 김형완도 특선급의 강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동갑내기들이다.

배재국 경륜뱅크 배재국 예상팀장은 “1987년생 선수들이 물 만난 물고기들처럼 활약하고 있다. 신체능력이 최고 수준이고 적절한 운영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는 시점이다. 또한 이들은 서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경주운영이나 심리적인 부분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1987년생 선수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고 전했다.

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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