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가상화폐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거품 사이클'의 막바지 단계인 금융경색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금융 브리프에 게재된 '최근 비트코인 가격급락 현상과 가상통화 생태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으며 사이클상 대폭락 직전인 금융경색 단계에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가 창안한 거품의 생성·붕괴에 관한 신용 사이클 모델에 따르면, 통상 거품은 대체, 호황, 도취, 금융경색, 대폭락 등 다섯 단계를 거친다.

대체 단계는 블록체인처럼 새로운 시대를 개척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을 때 발생하며, 투자자가 점차 시장에 진입하면서 호황과 도취로 이어진다.

도취 단계에 이르면 투자자들은 뒤처질 수 없다는 조바심과 더 큰 차익을 기대하는 마음 탓에 비트코인을 사들인다.

이광상 연구원은 비트코인 시장의 경우 이미 지난해 11월 시점에 도취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1,000만원을, 12월에는 2,000만원을 넘겼고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올해 1월에는 2,600만원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이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했고 최근에는 투자심리마저 위축되면서 순식간에 상승세가 꺾이면서 700만대로 떨어졌다가 이날에는 900만원대를 오가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일단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보유자들은 투자 이익이 감소하거나 투자 이익을 실현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격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이 역시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버블 사건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대폭락 단계에선 공급이 수요를 압도해 가격이 상승 시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폭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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