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최근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검찰 내 성범죄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한 가운데 '나도 피해자'라는 의미의 '미투'(Me-Too) 운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검찰 이외에도 대기업들의 성희롱 논란도 잇따르고 있어 대기업의 사내 성범죄 메뉴얼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최근 CBS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투 운동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지지한다'(적극 지지 54.8%, 지지하는 편 20.0%)는 응답이 74.8%로 나타났다. '반대한다'(적극 반대 5.0%, 반대하는 편 8.1%)는 응답은 13.1%에 불과했다. '잘 모름'은 12.1%다.

최근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검찰 내 성범죄 문제가 드러난 가운데 '나도 피해자'라는 의미의 '미투'(Me-Too) 운동이 사회적으로 퍼지고 있다./연합뉴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직장 내에서 성범죄가 일어났을 경우 직급과 관계없이 해고 조치하는 규정을 운영하는 등 성범죄 예방과 처리를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먼저 삼성전자는 '조직문화 SOS 채널'을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운영 중이다. 만약 성폭행과 언어폭력, 성희롱, 음주문화 악습 등이 보고되면 신고자의 의사에 따라 개인적 해결 혹은 회사 조치로 구분해 처리된다. 신고자가 회사 조치를 원할 경우 신고자 면담 및 피해자 보호 조치가 즉각 시작, 이후 상벌위원회 개최되고 사후 관리 등을 거치게 된다. 

지난 2015년 성희롱 '제로 톨러런스'(무관용) 선언을 한 삼성전자는 '회식 지킴이' 문화도 있다. 회식 참석자 가운데 한명을 회식 지킴이로 선정돼 회식 후 참석자들이 집으로 모두 안전하게 귀가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회식 후 귀가할 때는 남직원과 여직원이 같은 차를 타지 않도록 한다. 이외에도 1가지 술로 1차에서 2시간 이내에 끝내자는 '1-1-2룰'도 만들어져있다.

현대자동차도 성범죄를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성범죄 신고가 접수되면 즉각 진상조사 작업을 거쳐 성희롱, 성폭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가 내려지는 동시에 피해자 보호조치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성희롱 신고 상담센터와 신고전화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전문 심리상담사와 상시 면담할 수 있는 '톡톡(TalkTalk) 센터'를 통해 성희롱, 대인관계 등 직장내 생기는 문제를 상담할 수 있다. 

SK도 성범죄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는 전 직원을 상대로 한 윤리경영 및 성희롱 예방교육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성 추문 발생 시 피해자가 사내 심리상담소인 '하모니아'에 신고하면 당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성변호사 입회 하에 진행되는 진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실이 인정되면 퇴사 등 중징계를 내린다.

LG도 성희롱, 성추행 등 성 추문을 'LG 윤리규범' 위반행위로 규정하고 진상조사와 징계위원회 개최 등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또 계열사별로 관련 전담조직도 갖추고 있다. 모든 사건에 대해 직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중징계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성범죄 예방을 위해 힘쓰고는 있지만 아직도 여성 피해자들 경우 성추행 등을 당해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기 어려워하고 있다. 최근 인크루트가 직장인 371명을 대상으로 '조직 내 성추행 경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4.1%가 성추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재계 관계자는 "성 추문에 휩싸이면 직장내 분위기가 망가질 뿐만 아니라 외부로 알려지면 기업 이미지가 떨어지기 때문에 치명적인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며 "성 추문이 발생하면 바로 조사가 시작되고 사실로 확인되면 즉각 징계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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