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수소전기차 넥쏘는 패밀리 SUV가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완벽한 정숙성, 부드러운 주행성능, 널찍한 실내 공간, 상상을 현실화한 첨단 기능까지 동급 SUV는 물론이고, 전기차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오는 3월 출시를 앞두고 기자가 직접 먼저 타봤다.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인근까지 약 220km다. 직접 운전한 거리는 이중 70km 정도다.

넥쏘 주행 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외관은 현대차와 닮았으면서도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라인만 보면 싼타페의 근육질 몸매와 닮았지만, 전체적으로는 훨씬 날렵한 인상을 준다. 길쭉한 헤드라이트가 코나와 비슷하면서도 양쪽을 잇는 라인 덕분에 훨씬 미래적이다.

인테리어는 더 그렇다. 기존 현대차에서는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센터페시아를 마주치고는 차를 잘못 탄 줄 알았다. 디자인적으로 계기반과 디스플레이를 길게 이어 붙이면서 시원한 가시성도 보여준다.

주행 감각은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것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아무 저항 없이 부드럽게 뻗어나가는 것이 피겨스케이팅을 타는 것 같다. 제원상 최대토크는 40.2kg·m다.

넥쏘의 보닛 내부. 구조가 단순한 만큼 정리도 깔끔하게 됐다. 한스경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내는 시간)은 기대보다 느린 편인데, 힘을 폭발적으로 발휘하기 보다는 매끄러운 주행을 위해 아껴두는 기분이다.

펀드라이빙을 위해서는 패들시프트 방식 회생 제동 버튼을 넣어놨다. 왼쪽을 누르면 회생 제동 레벨이 올라가고, 오른쪽을 누르면 떨어진다. 3단계로 작동할 수 있는데, 제동력 차이가 크지는 않다.

수소탱크가 위치한 차량 하단 후방. 탱크가 노출되지 않게 꽁꽁 싸매져 있다. 한스경제

소음이나 진동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기차에서 나는 고주파음 조차도 넥쏘는 허용하지 않았다. 풍절음이 들려오긴 하는데, 차 내부가 워낙 조용한 탓이다.

승차감은 만족스럽다. 수소 탱크 보호를 위해 단단하게 만든 하체에, 푹신한 서스펜션를 조합하니 좋지 않을 수 없다. 운전 중 이리저리 선회를 해보니 단단한 차체를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HDA는 물론이고, 현대차 최초로 차선 중심 유지(LFA) 장치까지 따로 달았다.

내비게이션에서는 지도상 주행 가능한 거리를 표시해준다. 완충시 서울에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를 갈 수 있다. 한스경제

방향 지시등을 켜면 측후방 경보 기능뿐 아니라, 카메라 영상을 보여주는 기능도 인상적이다. 특히 클러스터에 화면을 출력해주도록 만들어서 굳이 시선을 뺏기지 않을 수 있다.

그 밖에 멀티미디어 기능은 조작이 편리하고 재빠르게 작동된다. 센터페시아 밑에는 무선 충전 기능도 있다. 센터 콘솔이 작은 대신 만들어진 넓은 공간이다. 굳이 흠을 잡자면, 라디오 채널 탐색이 아주 느리다.

내부 공간은 투싼보다는 크고, 싼타페보다는 작아 보인다. 대신 2열 레그룸은 확실히 넓다. 1열 시트포지션은 약간 높다.

문제는 충전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충전 시간은 길어도 5분 정도다. 하지만 수소충전소가 없다. 대부분이 연구용이라서 시세도 형성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가 여주휴게소에 설치한 수소 충전소. 충전시간은 최대 5분여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 제공

충전 문제만 해결된다면 넥쏘는 주행 거리나 성능, 가격면에서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 단순 친환경차일 뿐 아니라, 미세먼지 정화 기능도 있다.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 산업을 활성화하는 역할도 한다. 막대한 사회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연구용 충전소를 개방하는 것뿐 아니라, 여주휴게소를 시작으로 충전소 확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정부는 아직 그렇다할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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