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왕 회장'나타나 불법경영 자행 의혹

[한스경제 최형호] 삼부토건 노조가 회사의 비선라인에 의해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삼부토건 H전무의 주도로 금융브로커 P씨와 김진우(가명)씨 등 '수상한 왕 회장'이 나타나 주주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는 어떠한 증빙 없이 삼부토건에 대한 불법 경영을 자행하고 회사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삼부토건 본사.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실여부를 떠나 삼부토건에게는 ‘비선경영 의혹’이라는 악재를 만난 것은 분명하다. 현재 삼부토건은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하고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상황에서 내홍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이런 논란의 중심인 H전무는 노조가 주장하는 비선경영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배임횡령 의혹과 관련해서도 노조의 주장에는 횡령한 사실이 있다면 내가 책임질 것이라며 노조의 주장을 반박했다.

7일 삼부토건 노조 측에 따르면 현재 삼부토건에서 투자자 또는 주주라고 나선 이들이 불법적인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선실세 경영의 금융브로커 P씨가 삼부토건 왕회장을 사칭해 경영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명 ‘김진우’라고 불리는 사람이 삼부토건 회장을 사칭하고 불법적 경영총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비선실세 경열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삼부토건 실세라 불리는 H전무가 있다. 노조의 말을 빌어보면 그는 ‘김진우’라는 사람에게 삼부토건의 모든 경영정보를 비선으로 보고한다. 회장님의 뜻이라는 명분으로 김진우의 결정을 업무집행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노조측은 본사 11층에 ‘김진우’ 사무실을 마련해 불법적 경영행위를 지원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우씨는 삼부토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어떠한 증빙도 제출한 것이 없고, 디에스티로봇 등과 어떤 계약관계에 있는 지도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는 의혹도 덧붙였다.

노조측은 지난해 10월 임시주총 및 이사회 구성 때부터 현재까지 이사회의 실질적인 결의를 통한 업무집행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삼부토건의 비선실세는 또 있다고 노조는 덧붙였다. H전무가 일명 ‘왕회장’ 이라 불리는 P씨에게 본사  11층  사무실  이용은 물론  노트북  등의  사무용품까지  회사의  비용으로  구입해  지원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삼부토건 노조가 회사의 비선라인에 의해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제공=삼부토건 노조.

노조 측은 “시장에 공시된 내용과 공식적 문서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삼부토건 회장과 왕 회장임을 사칭하고 있는 김진우와 P씨가 삼부토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어떠한  증빙도  제출한  것이  없다”며 “삼부토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디에스티로봇 등과 어떤 계약관계에 있는 지도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 측은 “P씨는 ‘전설의 금융브로커’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 이용호 게이트 사건, 전일저축은행 사건,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사건 등과 연루돼 사법적 처벌은 받은 경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노조 측은 H전무의 운영자금 횡령의혹도 제기한 상태다. 노조측은 H전무가 삼부토건에 투자한 사람들을 상대로 지난해 10월 16일 주총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불법적인 지원을 주도하며 삼부토건의 운영자금을 횡령해 오고 있다는 의혹이다.

노조 측은 H전무가 삼부토건과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는 ‘C’씨에게 계약직 비서와 운전기사로 채용해 그들의 급여를  지난  석달동안  계속  지급해  왔다는 주장이다.

운전기사 채용은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여를 지급한 것이며, C씨 등 수명에게 회사와 허위용역계약서를 체결해 불법으로 금전을 지급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외에도 H전무는 P씨의  외조카로  알려진 D씨에게  컴퓨터 등의 사무용품을  제공해 11층에 별도의 사무실을  대가없이  사용하도록  했다. 

노조 측은 이런 비선라인과 관련해 비난의 화살을 천길주 대표에게 돌렸다. 회사의 경영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천 대표가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의 시정요구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해 대표이사로서의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것. 

노조 측은 “천 대표는 상법이나  회사의  정관  규정상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요한  경영사항을 결정하고 집행해야 하지만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더욱이 대부분의 주요경영사항이 이사회의 결의 없이 H전무를 통한 비선라인의 결정을 바탕으로 불법적으로 집행되고 있음에도 이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천 대표를 비롯한 대부분의 등기이사들은 비선 경영자들의 참여로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지 못해 무법천지가 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논란의 중심인 H전무는 노조의 비선경영 및 배임횡령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고문 추대는 이사회 결정사안이고 절차적으로 문제없이 했음에도 노조 측이 이력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등 인사 결정은 노조의 결정권한이 아님에도 생떼를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H전무는 “이사회 권한을 노조가 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김씨를 추대한 것은 대주주 조합으로부터 회장으로 소개받아 삼부토건 경영상 많은 도움을 받으라는 지시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H전무의 말과 달리 삼부토건 최대 주주인 디에스티로봇은 김진우씨와 관련해 “모르는 사람이고 삼부토건 경영에 도움을 주라고 지시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부토건의 최대주주는 디에스티로봇(최대주주: 투자조합, 지분율:15.63%)이고, 5%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투자자는 최대주주외에 디에스티글로벌투자파트너즈사모투자합자회사(7.82%), 이아이디(7.82%), 에스비컨소시엄(5.47%) 등이 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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