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룹 장악 걸린 '오너 전쟁' 예고
롯데, 그룹 장악 걸린 '오너 전쟁' 예고
  • 김재웅 기자
  • 승인 2015.11.03 17:27
  • 수정 2015-11-03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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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앞둔 대기업 CEO100명... 이들의 운명은?

내년 기업들의 경영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CXO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오는 12월부터 2016년 5월 사이에 임기가 끝나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급 사내이사가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가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차가 9명, 포스코가 8명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은 6명, 현대중공업과 현대는 각각 4명의 임원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세계와 LG도 각각 3명의 임원이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끝난다. 상법상 등기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정해져 있다.

임기가 끝나는 임원들의 연령은 평균 58.4세였고 연령분포별로는 55세에서 59세가 49명이나 됐다. 60세에서 64세가 26명이었고 65세 이상은 70대 2명을 포함, 총 10명이었다. 단일연령으로는 1958년생이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 골육상쟁 중인 롯데, 싸움판 열리나

이 중 등기이사들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한바탕 소용돌이가 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단연 롯데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SDJ 신동주 대표, 롯데삼동복지재단 신영자 이사장 등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오너 경영자들의 등기임원 연임은 주주총회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그러나 최근 형제의 난으로 한창 전쟁 중인 롯데 오너 일가가 이 상황을 조용히 넘어갈지는 미지수다.

▲ 신격호 총괄 회장(왼쪽)과 신동빈 회장(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미 롯데제과에서는 오너 일가간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최근 신동빈 회장은 롯데제과의 주식을 매입해 신격호 총괄회장을 누르고 2대주주가 됐다. 또 호텔롯데가 지난 10월 27일 롯데제과의 최대주주인 롯데알미늄의 주식을 대거 매입해 2대주주로 뛰어올랐다. 덕분에 신동빈 회장의 롯데제과 장악력이 강해졌다.

롯데쇼핑도 등기임원 임기만료와 관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회사다. 신동빈 회장과 신영자 이사장은 내년 3월 롯데쇼핑 등기임원 임기가 만료된다. 신동빈 회장은 13.46%, 신 이사장은 0.74%의 이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 8.83%, 한국후지필름㈜ 7.86% 등 롯데쇼핑의 다른 주주들도 대부분 신동빈 회장에 우호적이다. 다만 신동주 대표가 13.45%, 신격호 총괄회장이 0.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신동빈 회장의 연임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밖에 롯데제과의 김용수 부사장, 신항범 전무, 롯데쇼핑의 이인원 부회장과 이원준 사장도 같은 시기 임기가 만료된다. 롯데건설의 김치현 사장, 호텔롯데 송용덕 사장, 이홍균 사장, 롯데푸드 이영호 사장, 롯데케미칼 안주석 본부장, 롯데칠성음료 이영구 상무도 내년 5월에 임기가 끝난다.

■ 삼성·현대차, 경영방향 바뀔까

삼성그룹에서는 6명의 등기임원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부사장, 삼성SDI 김영식 부사장, 에스원 임석우 부사장, 그리고 삼성전자의 윤부근 사장, 이상훈 사장, 신종균 사장 등이다.

▲ 삼성전자 IM부문 신종균 사장(왼쪽), 소비자가전부문 윤부근 사장(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총 4명의 등기임원 중 3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경영진을 교체하기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따라서 임원들의 인사이동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전략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3명을 전부 교체하면 급진적 변화를, 일부만 교체하면 점진적 변화를, 3명 잔류는 안정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아자동차 박한우 사장(왼쪽) 현대자동차 김충호 사장(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현대차는 경영승계 작업이 끝나가는 정의선 부회장과의 궁합에 따라 임원들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현대자동차의 김충호 사장은 마케팅과 현장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정 부회장과 2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문제가 있다.

또 기아자동차 박한우 사장은 재무전문가라는 장점 대신 노조와의 관계가 나쁘고 필드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밖에 현대모비스 정명철 사장,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 현대글로비스 김형호 부사장 등도 현대차에서 인사이동을 기다리고 있다.

 

■ 임원의 세대교체에 주목

▲ LG 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이 이번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거리다. 차 부회장은 2001년 LG생활건강의 사외이사로 처음 LG와 인연을 맺었다. 2005년에는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며 지금까지 10년 간 임원직을 유지해왔다.

최고령 등기임원은 73세인 대성산업 정광우 사장이다. 2002년까지 제일은행의 부행장을 지낸 후 2004년 대성산업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최연소 임원은 43세의 현대상선 김명철 상무로 비오너 중 최연소 등기임원이기도 하다.

이들 외에도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 장재영 대표이사와 김해성 경영전략실장, 현대백화점 김영태 사장, 이동호 사장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GS건설 임병용 사장, 두산건설 양희선 사장, 현대산업개발 김재식 사장 등이 내년 상반기 임기만료된다. 조선·중공업 분야에서는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 현대오일뱅크 문종박 사장 등이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