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빠르게 운행하면서 앞차와 맞추고 차선을 변경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넥쏘를 타보고 이렇게 말했다. 체험이 끝난 후에는 미래 자동차 산업에 국가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약속까지 더했다.

문 대통령이 턌던 그 차, 기자가 직접 타봤다. 수소전기차 넥쏘에 레이더와 라이다, 5G 등 자율주행을 위한 장비를 추가로 장착한 모델이다. 구간은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인근 약 7km 정도 시내였다.

도로로 접어들자마자 넥쏘는 편안하게 속도를 올렸다. 눈길인 점을 감안해 제한 속도는 50km에 맞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탔던 그 넥쏘다. 여러 장비를 추가로 탑재해 4단계 자율주행을 실현했다. 한스경제

넥쏘는 도로 주변 상황을 아주 정밀하게 읽어냈다. 차량에 설치한 디스플레이로 확인해보니 ,반경 100미터 안에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차뿐 아니라 사람, 신호, 지형까지도 분석해냈다.

앞차와의 거리는 조정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눈길임을 감안해 간격을 넓게 설정했다고 소개했다. 이 기능은 이미 어댑티드크루즈라는 이름으로 상용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긴급 상황 대처 능력이 탁월했다. 체험 중 멀리 떨어져있는 횡단보도에서 한 사람이 발을 내딛으려다가 말았다. 넥쏘는 일찌감치 이 상황을 읽고 긴급히 속도를 줄이면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차선 변경시에도 이런 신중한 태도를 이어갔다. 경로상 좌회전을 해야하는 사거리에 이르자 넥쏘는 천천히 왼쪽 차선으로 자리를 옮겼다.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을 변경하는 중 마침 큰 트럭이 빠른속도로 접근했는데, 넥쏘는 당황하지 않고 잠시 본선으로 복귀했다가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했다.

노란 신호등이 켜지면 속도를 줄이고 정지선에 서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아직 신호등을 직접 읽지는 못하고, 신호등 신호를 따로 받아서 작동한다. 신호대기 중에는 신호 대기가 끝나는 시간까지 표시됐다.

반경 100m에 있는 모든 물체를 인식하고 경로를 스스로 결정한다. 한스경제

로터리도 문제없이 잘 진입하고 빠져나왔다. 상황을 파악하고 지나가는 차를 기다렸다가 안전하게 움직였다. 설정에 따라 진입 적극성과 속도가 달라진다는 관계자 설명이 이어졌다. 빠져나올 때에도 경로상 도로가 안전한지 상황을 확인했다.

다시 원래 자리로 도착하자 안도와 감탄을 함께 담은 한숨이 쉬어졌다. 대통령을 태웠던 차인 만큼 안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달릴 줄은 몰랐다.

당장이라도 상용화를 했으면 좋겠지만, 아직 문제는 있다. 우선 신호등 정보를 수신하는 속도가 실제와 차이가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로터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안전하게 빠져나간다. 한스경제

관계자에 따르면 신호등 정보는 경찰에서 통신사를 거쳐 차로 전달된다. 지연 시간이 적지 않다. 5G 통신망이 자리를 잡으면 어느 정도는 해결되겠지만, 신호등 정보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닌 만큼 오판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가령 신호등이 고장났을 때 자율주행차와 인간과 소통 오류가 발생 가능하다.

정밀지도를 어떻게 제작할지, 어떻게 공급할지도 아직 구체화된 것이 없다. 자율주행차는 정밀지도가 필수다. 현재 사용하는 정밀지도는 일부 지역에 대해서 현대엠엔소프트가 시범적으로 만든 것이다. 앞으로 전국의 정밀지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시시각각 바뀌는 도로 사정을 어떻게 업데이트 할지도 난제다.

김재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