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KB금융지주가 연간 실적에서 신한금융지주를 7년 만에 누르고 1위 탈환에 성공했다. 2008년 지주사 출범 이래 처음으로 ‘3조 클럽’에 입성하며 리딩뱅크 입지를 제대로 굳혔다. 신한금융은 3조원을 넘겼던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으나 3조 클럽에 입성에 실패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에서 명암이 갈렸다. 비은행 부문을 꾸준히 강화하며 KB금융이 ‘체질 개선’을 이룬 결과다.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 당기순이익 비교. 표=김서연기자 brainysy@sporbiz.co.kr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54.5% 증가한 3조3,119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자이익은 7조7,1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4%(1조 3,075억원) 증가했다. 4분기에는 일부 일회성 비용이 반영됨에 따라 전분기 대비 38.3%(3,433억원) 감소한 5,5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순수수료이익은 전년보다 29.3%(4,651억원) 늘어난 2조500억원으로 집계됐다. 통합 KB증권 출범으로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크게 증가한 데 기인한다.

KB금융은 그룹 수익성이 개선된 원인으로 국민은행의 수익성 회복과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기반이 확대된 영향을 꼽았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 당기순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은행은 견조한 대출성장과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을 회복했고, 비은행 부문의 경우 2016년 말 통합 KB증권의 출범을 시작으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완전자회사화를 완료함으로써 이익기반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KB금융지주와 함께 ‘3조 클럽’에 무난히 입성할 것으로 점쳐지던 신한금융은 3조 클럽 타이틀을 다는데 실패했다. 비이자이익이 2016년보다 줄고 4분기 희망퇴직으로 판매관리비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신한금융은 전날 지난해 2조9,17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2016년과 비교해 5.2% 늘어난 수치다. 신한금융은 “순이자마진(NIM)이 지속 개선되면서 은행 부문의 이자 이익이 증가했고 기존에 이익 개선이 주춤했던 금융투자, 자산운용, 캐피탈, 저축은행 등 비은행 부문이 약진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에는 2,115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65.4% 줄었다.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 4분기에만 희망퇴직급여가 2,852억원이 발생해 전년보다 1,800억원 가량 늘었다. 여기에 딜라이브 유가증권 손실을 인식해 1,500억원이 반영됐다.

비이자이익은 2016년 1조5,770억원에서 2017년 1조3,410억원으로 15.0% 줄었다. 수수료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지만 2016년 발생한 일회성 유가증권 매매익 소멸 및 2017년 4분기 중 발생한 출자전환주식 손상차손이 인식된 영향이다.

두 금융사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살펴보면 두 은행간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4,6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1,7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무려 125.6%(1조2,107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조7,110억원의 순익을 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1.8% 감소한 수치다.

순이자마진(NIM)에서도 차이가 났다. 국민은행은 신용대출과 중소기업대출 증가를 통해 전년보다 13bp(1bp=0.01%포인트) 오른 1.71%를 보였다. 신한은행의 NIM은 1.56%로 전년 말 보다 7bp 올라갔다. 비이자이익은 7.907억원으로 23.5% 감소했다.

지난해 비은행부문 당기순이익 비중은 KB금융이 2016년 27%에서 지난해 34%로 7%P, 신한금융이 2016년 35%에서 지난해 44%로 9%P 끌어올렸다.

KB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717억원, KB손해보험은 3,303억원, 국민카드는 2,96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실적이 2016년보다 주춤한 대신 신한카드가 견인했다.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27.6% 증가한 9,138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신한금융투자는 2,119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83.6% 증가했고, 신한캐피탈은 876억원 순익으로 158.8% 증가했다. 신한생명은 1,206억원으로 19.9% 줄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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