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지방 부동산 시장이 연초부터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초기분양률이 전분기 대비 20% 가까이 떨어지며 '미분양 무덤'이라고 표현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저조한 초기분양률은 물론 지방의 다주택자들이 4월 시행되는 양도세 중가와 맞물려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뚜렷하고 중소건설사들의 대거 지방 부동산 공급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결과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연초부터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초기분양률이 전분기 대비 20% 가까이 떨어지며 '미분양 무덤'이라고 표현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방의 저조한 분양성적은 서울과 수도권 내 양극화 현상의 단초가 돼가고 있다. 이런 사정에 서울 지방간 부동산 양극화뿐만 아니라, 서울, 수도권 내에서도 더욱 양극화 온도차가 뚜렷해 진 것이다.

9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 등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광역자치단체의 4분기 평균 초기분양률은 55.8%로 집계됐다.

분양하는 10채 중 5채가 미분양인 셈이다. 집을 살 사람은 없는데, 분양이 계속 이뤄지다보니 미분양 무덤이 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서울 등 수도권은 강남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주택공급이 한정돼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서울 내에서도 강남과 강북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벌어지고 있고, 경기도 내 같은 지역에서도 신도시와 구신도시 간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과 강북 사이의 매매가 격차가 점점 벌어지며 주거 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서울 평균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실제 서울 강남의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상승률이 커지고 있는 반면 저가주택이 많은 강북의 집값 오름세는 전체 매매가율의 평균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4월 시행되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지방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고, 중소건설사들 또한 올해 이사철을 맞아 지방에 대거 분양에 나서면서, 지방 미분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수도권역인 경기도 부동산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신도시 내에서도 지역 간 온도차가 뚜렷하다.

일례로 동탄신도시의 경우 북동탄 권역의 초기분양률은 평균 90%로 높은 반면, 남동탄 권역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55%로 40%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초기분양률이 낮은 지역들은 장기 미분양 물량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통상 분양 시작 이후 6개월이 넘어가면 수요자의 관심도가 줄면서 미계약분이 소진되는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진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춰 꾸역꾸역 분양을 소진하기도 하지만, 이는 초기 입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향후 집값 하락 등 부정적인 요인이 강하다. 결국 장기 미분양으로 남아, 집값 오름현상이 사실상 멈출때 분양가를 낮추는 게 통상적이다.

결국 초기분양률 실패는 분양 실패를 의미하는 셈이다.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 격차가 벌어지면 이런 영향은 고스란이 서울 수도권으로 좁혀지고, 서울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진다. 즉 서울과 지방, 서울 강남과 강북, 수도권 같은 지역 내에서도 기형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규제가 한 몫하고 있다. 지난해 각종 부동산 규제 및 대출 강화가 올해 부동산 시장에 발목을 잡으면서, 실거주 보단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가장 투자가 활발한 서울 강남권역에 이들이 몰리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업계는 전국의 기형적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두고 '정부 규제의 저주'라고 말한다.

특히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4월 이후 지방의 초기분양률은 더욱 떨어지고 강남의 집값은 더욱 치솟는 이른바 '기형적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규제가 본격화되는 올해 강남권 재건축 등 '알짜시장'을 중심으로 거래 수요가 재편돼 상대적으로 수요가 없는 지역과의 부동산 온도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결국 호재가 없는 지역에서의 주택 처분은 더욱 가속화 되고 집을 처분한 다주택자들의 강남 투자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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