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정부가 한국지엠에 대한 구조조정 논의를 진행 중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협조요청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9일 "지난달 중하순 배리 앵글 GM인터내셔널 신임 사장과 만났다"면서 "GM측은 한국GM의 전반적인 경영상황과 미래발전방향을 설명하고,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앵글 사장과 만남에서 어떤 얘기를 했느냐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기재부 측에는 아주 구체적 제안은 아니었고, 대략 협조가 필요한 사안에 관해 얘기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금융지원이나 증자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얘기했느냐는 추 의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최근 업계에 GM의 증자요청설이 퍼진 후 정부에서 GM의 증자요청 사실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그간 KDB산업은행,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모든 기관이 "구체적으로 지원을 요청하거나 받은 사실이 없다"고 사실관계를 일축했었다.

앞서 한 매체는 최근 GM 고위 임원이 최근 정부와 산업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최대 3조원 안팎의 유상증자를 통해 한국GM에 신규 자금을 함께 투입하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산업은행은 한국GM 지분 17.02%를 가진 2대 주주다.

그는 "GM 측은 기재부와는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원칙적인 의견을 나눴지만, 다른 부처를 만나서는 각기 다른 얘기를 한 것으로 드러나 관련 내용을 취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GM의 철수설과 관련한 상황보고를 받고 있느냐는 질의에, "파악 중"이라고 답변했다.

한국GM은 2014년 이후 작년까지 누적된 순손실이 최소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등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철수설에 이어 정부지원 요청설에 휩싸였다.

김 부총리는 한국GM과 관련한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상황에서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여러 가능성에 대해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GM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기재부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하면서 중요의사결정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앵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이 지금도 와 있는지,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만났다"고 답했다. 앵글 사장은 조만간 현재까지 한국에 머물고 있으며,조만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가 발을 바꿨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고 차관은 "GM과 증자에 대한 얘기는 없었고, 금융지원을 어떻게 받을지에 대한 계획에 관해서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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