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전세를 끼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갭투자’가 신DTI 시행 이후에도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성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DTI 시행 이후 내 집 마련이 강화되며 대출금이 아닌 전세를 안고 서울 강북을 중심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세를 끼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갭투자’가 신DTI 시행 이후에도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성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9.3%로 나타났다. 이중 강남을 제외한 성북(80.8%), 서대문(76.7%), 노원구(71.4%) 등은 전세가율이 70%를 넘어 갭투자자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상황. 

이 같은 배경에는 강남 재건축으로 인한 집값 폭등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강남 집값이 폭등하자 강남 전세가율은 강남(54.5%), 서초(57.3%), 송파구(59.3%) 등은 50%대로 집값과 전세값 차이가 크게 벌어진 반면, 강북의 아파트 값은 관망세로 돌아서며 전세가율의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강북의 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크게 나지 않자, 매수자들은 적은 돈으로 전세를 안고 강북 아파트를 매수하려 나섰고, 집 주인 입장에서도 집값 오름이 크지 않자, 매물을 내놓고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도봉구 쌍문동 인근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DTI 시행으로 대출이 막히자 투자자들은 전세를 안고 집을 사는 갭투자로 눈을 돌렸고 전세가율이 높은 강북을 초점에 맞췄다”며 “여기에 4월 정부의 양도세 중과 시행 등으로 강북에 집을 팔려는 다주택자들과의 합이 어우러지며, 강북에서 갭투자가 성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 집값 상승은 통상적으로 다른 지역의 풍선효과 기대감이 커져 투자 기대감이 늘어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강남4구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22.4로 해당 통계가 작성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이 지수가 100이상이라는 것은 아파트 구매 수요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큰 자본으로 투자하려는 이들은 강남3구를 포함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강동구 고덕지구 등 재건축이 활발한 단지 매수에 강한 열을 뿜고, 강북 지역은 적은 돈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가 성행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4월 정부의 양도세 중과 시행으로 다주택자들이 강북에 집을 팔면서, 강북 갭투자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갭투자는 집값 상승 대한 기대와 우려 속에 나타나는 불안감에 사용하는 투자방법 중 하나”라며 “정부의 규제가 본격화 되며 급하게 집을 사려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갭투자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 갭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DTI, 양도세 중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규제가 올해 시행될 예정이고, 화성, 수원, 용인 등 입주 물량도 늘어난다.

결국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전세물량도 함께 늘어나기 마련인데, 규제가 본격화되고 전세물량도 늘어나면 집값은 물론 전셋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집값이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현상으로 추가 상승을 노려 갭투자를 하는 것은 향후 정부의 규제를 간과할 가능성도 있어 리스크를 키울 우려가 있다”며 “단기적인 시세차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유를 갖고 지켜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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