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김경남은 tvN 종영극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준블리’(준돌이+러블리)로 거듭났다. 극중 이준호(정경호)의 동생이자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의 열혈 팬 이준돌로 변신,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뽐냈다. 실제로는 신원호 PD의 열혈 팬이라고. 김경남은 ‘감빵생활’ 대본을 보자마자 “흥행을 확신했다”고 털어놨다. 아직은 ‘준돌이’로 많이 불리지만, 점점 배우 김경남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준돌이 김경남

-‘감빵생활’은 어떤 작품으로 남아 있나.

“정말 감사한 작품이다. 작품만큼 준돌이도 많은 사랑을 받아서 요즘처럼 행복할 때가 없다. 많은 분들이 알아봐서 신기하다. 집 앞 횡단보도나 지하철에서도 팬들이 사진 찍어 달라고 하더라. 식당에서 서비스도 많이 준다.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 그러면 기분이 더 좋다. 지금은 준돌이 캐릭터로 사랑 받는 것 아니냐. 배우 김경남을 조금씩 알려나가고 싶다.””

-처음부터 준돌 역을 제안 받았나.

“처음에는 장발장(강승윤)과 20대 교도관 역을 제안 받았다. 2차 오디션 때 준돌 역으로 확정됐다. 원래 신원호 감독님 팬이었다. 1차 때는 오디션 보는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더라. 2차 오디션에 또 불러주니까 부담되면서도 점점 기대감이 생겼다.”

-준돌과 싱크로율이 높아 보였다.

“준돌을 연기하면서 측근들과 있을 때 모습이 나왔다. 원래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 까불거리고 장난치는 걸 좋아한다. 준호(정경호) 형과 티격태격하는 장면 역시 실제 모습과 비슷하다. 경호 형이 처음부터 ‘반말하라’면서 편하게 대해줘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 다들 ‘귀엽다’고 해주니까 ‘내가 진짜 귀엽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웃음).”

-가장 기분이 좋았던 반응은.

“전작 ‘피고인’ ‘최강 배달꾼’과 비교해서 봐줘서 감사했다. ‘이런 것도 하네’ ‘재미있다’라는 반응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무게 잡거나 카리스마 있는 역과 상반된 캐릭터여서 걱정했는데 호평해줘 행복했다.”

-정수정, 임화영을 제외하고 남자 출연자들로 가득했다.

“감독님이 오디션 볼 때 토할 뻔 했다고 하더라. 촬영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종영 후에도 박해수, 정경호 형이 주도해 MT를 다녀왔다. 경호 형이 워낙 후배들을 챙기는 걸 좋아한다. 현장에서도 먼저 ‘이 장면 이렇게 만들어보자’고 얘기해주고 항상 재미있게 촬영했다. 해수 형은 부딪히는 신이 없어서 아쉬웠다. 원래 박해수라는 배우를 좋아했는데 한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다.”

-‘피고인’vs‘감빵생활’ 반응 비교해보면.

“첫 드라마인 ‘피고인’에 이어 ‘감빵생활’까지 포상휴가를 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 호흡을 한 작품은 ‘감빵생활’이 처음이다. ‘피고인’ 때는 ‘고생했어’ ‘잘 해냈어’ 이 정도의 반응 뿐이었다. 이번엔 작품도 잘 되고 역할도 사랑 받아서 ‘준돌이’에 대한 반응이 구체적이었다.”

-‘감빵생활’ 흥행 확신했나.

“한치의 의심도 없었다.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고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감독님이 오디션때 정말 애정 있게 봐줬다. 사담을 나두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물어봐줬다. 이런 점이 성공 비결 아닐까. 현장에서는 감독님이 분위기를 만들어가지 않나. 참다운 리더였다.”

-신원호 PD가 조언해준 건.

“종방연 때 ‘잘했다’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다. ‘이제 낯 그만 가리라’고 하더라. 초반에 어려워하니까 감독님이 ‘자꾸 낯 가리면 하차 시킨다’고 농담 삼아 말하기도 했다. 종방연 때도 ‘누가 먼저 잘 걸어주는 스타가 아닌 이상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줬다. 사람들에게 좀 더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차기작 부담되지 않나.

“부담이 안 된다는 건 거짓말이다. 신중해야 되지만, 너무 얽매이면 안 될 것 같다. 길게 보려고 한다. 1~2년만 연기하는 게 아니라 평생 갈거니까. 좋은 작품을 보려고 한다. 캐릭터가 돋보이는 것 보다 작품 완성도를 더 보는 편이다.”

-연극, 드라마, 영화 매력이 다른데.

“연극할 때 연습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지만, 동료들끼리 몇 달간 연습하고 무대에 오를 때 기분을 잊지 못한다. 영화는 묵혀뒀다가 스크린을 통해 완성된 걸 보는 재미가 있다. 드라마는 파급력을 무시 못하는 것 같다. 작년에 공연을 못했지만 ‘올해 꼭 해야 돼’ 같은 조급함은 없다.”

-30대가 되면서 달라진 점은.

“20대 때는 ‘빨리 서른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 더 멋있어지고 자신감 있게 연기 활동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제 책임감도 더 생기고 깨닫는 것도 많아졌다. 연기하면서 스스로 할 얘기가 많아져서 좋다. 이번에 귀여운 역을 했으니까 다음엔 스릴러에 도전하고 싶다.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싶다.항상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

-롤모델은.

“‘감빵생활’에 출연한 배우들 모두 롤모델이다. 최무성 선배와 붙는 신이 없었는데, 다음 작품에선 꼭 같이 호흡하고 싶다. 최무성 선배와 호흡한 승윤이가 부러워 ‘장발장 역 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정경호 형의 팬이 됐다. 준호 역은 대본으로 봤을 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경호 형만의 독특한 색깔로 캐릭터를 살리는 걸 보니 정말 멋있더라.”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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