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4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린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 론칭 행사에서 브랜드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뒤로 제네시스 브랜드 새로운 윙타입(날개모양) 엠블럼이 보인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를 론칭하고 급성장 중인 전 세계 고급차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차는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정의선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 세계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을 선언했다. 토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처럼 제네시스는 이제부터 현대차의 고급차를 통칭하는 브랜드가 된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이 4년여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이번 제네시스 론칭에 실린 현대차의 의지를 보여줬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차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마다 직접 참석해 역량을 발휘해 왔다.
 
● ‘인간 중심의 진보’…실용적 혁신으로 고객 만족 추구
 
글로벌 고급차 시장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약 10%로 크지 않지만, 최근 급성장세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론칭은 이러한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향후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현대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차 브랜드를 키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제네시스와 현대차 브랜드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성능,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진보와 혁신을 지속해 고급차의 신기원을 열어간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를 지향한다”고 브랜드 방향성을 규정했다. 인간에 대한 예측과 연구를 통해 기술 그 이상의 혁신으로 인간이 중심이 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안전ㆍ편의ㆍ커넥티비티(연결성)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 등 ‘4대 핵심 속성’을 바탕으로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진행한다.

이 같은 브랜드 방향성은 남들의 시선에 의해 자신의 품격을 결정하지 않는 최근 고급차 시장의 뉴 럭셔리 고객들의 성향과도 일치한다.
정 부회장은 “고객들은 과시를 위해 멋을 드러내기보다 자신의 멋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원한다.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현명한 소유 경험, 사용할수록 만족감이 높아지는 실용적 혁신에 감동한다”며 “이것이 한 차원 높은 새로운 명품의 가치이며 제네시스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올 8월 공개된 제네시스 기반의'비전G 쿠페 컨셉트'. 현대자동차 제공

▲ 올 8월 공개된 제네시스 기반의'비전G 쿠페 컨셉트'. 현대자동차 제공

 

●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영입…디자인 경쟁력 강화

제네시스 브랜드는 2020년까지 세단과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등 6종류의 제품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신규 차명 체계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파벳 ‘G’와 차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숫자’가 조합된 방식이 적용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은 ‘G90’, 대형 럭셔리 세단인 기존 2세대 제네시스는 ‘G80’, 2017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 럭셔리 세단은 ‘G70’로 명명했다.  중ㆍ대형 럭셔리 SUV와 고급 스포츠형 쿠페 등의 차량에도 ‘G’를 기반으로 한 알파뉴메릭(문자+숫자)방식의 차명 체계가 적용된다. 단, 다음달 국내 출시되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에는 예외적으로 ‘EQ900’라는 차명이 사용된다.

현대차는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의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 지능형 안전,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편의 기술 등 인간 중심의 혁신기술과 후륜구동 기반의 고급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성능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양웅철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담당 부회장은 “안전과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혁신적 기술, 주행조화를 깨뜨리지 않는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성능, 운전자가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것에서 완결감이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으로 고급차의 특성을 새롭게 정립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수립하고 이를 구체화 해 나간다. 피터슈라이어 현대차 디자인총괄 사장은 “궁수가 활을 쏠 때 느끼는 긴장과 에너지, 우아한 움직임이 폭발하는 에너지와 결합하는 바로 그 순간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의 방향성이다”고 설명했다. 후륜 구동 방식을 통해 긴 후드와 짧은 오버행, 뒤로 밀려난 탑승 공간 등을 통해 동적인 우아함을 표현해낼 계획이다.

▲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진화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윙타입 엠블렘.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세계적인 고급차 브랜드 벤틀리의 수석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를 영입했다. 또 제네시스 브랜드만을 전담하는 디자인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디자인 경쟁력를 확보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에 집중하면서도 현대차 전체에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도록 전담 조직과 프로세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자동차는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면서 “현대자동차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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