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내수자동차 시장의 침체 속에서 한국GM 철수까지 우려되는 가운데 그 피해는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오는 5월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GM이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면서 철수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한국지엠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고비용 저효율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인건비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한국지엠 부평2공장. 아직은 원활한 생산을 보이고 있지만, 추후 시장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다. 한국지엠 제공

국내 자동차 업계 평균 연봉은 9,000만원대다. 1주일 근무 시간을 주당 60시간으로 가정하면, 시급이 무려 3만원에 달한다.

이와 달리 생산성은 높지 않다. 글로벌 GM 평균의 경우 이 23.4시간임을자동차 1대를 생산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3.4시간인데 반해 국산차 5개사는 26.8시간에 달한다. 

매년 감당해야하는 임금협상과 파업 리스크도 문제다. 노조가 매년 실적과는 별개로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탓에, 안정적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는 것이 관계자 설명이다.

내수 시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판로 개척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산차 판매량은 작년 전년대비 4만대 가량 줄어든 156만180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 클리오는 해외에서 수입해올 예정이었음에도 아직 출시가 안된 상태다. 내수 시장 상황 때문에 물량 확보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자동차 시장이 180만대 수준으로 정체된 가운데, 수입차 비중이 높아진 탓이다. GM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굳이 국산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글로벌 모델을 국산화하기 보다는 그대로 수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GM은 임팔라에 이어 에퀴녹스도 미국 생산분을 들여오기로 했다. 앞서 르노삼성은 QM3를 전량 스페인공장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클리오 등 해외 인기모델을 수입해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도 굳이 모든 신차를 국내에서 생산·출시하지 않고 있다. 작년에 출시한 신형 프라이드와 엑센트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i10과 i20, 기아차 시드는 아예 개발 단계에서부터 국내 출시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모델이다.

현대기아자동차도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차를 늘려가고 있다. 사진은 체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i30N. 현대자동차 제공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뿐 아니라, 노조와 시장 불안을 감수해야만 한다”며 “고임금 기조가 지속된다면, 앞으로도 국내 자동차 산업은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당장 글로벌 인기 모델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했다.

기존 차량 소유주들도 간접적인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차량이 단종되면 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만약 브랜드가 철수를 하면 피해는 극대화될 전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제 수익률을 감안하면, 국내 자동차 업계만큼 다양한 차를 선보이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다"며 "자본주의 관점에서 보면 공장 폐쇄뿐 아니라 철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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