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코란도 투리스모는 명품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6세대 E클래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차로,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체어맨의 DNA까지 함께 이어받았다. 최근에는 벤츠의 7단 변속기까지 조합하면서 상품성을 극대화했다.

직접 타본 느낌은 기대 이상이었다. 안락한 주행성능이 벤츠의 그것을 떠올리게 했다. 넓은 공간을 이용한 높은 활용성은 덤이다. 혼자일때도, 가족과 함께할 때도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주는 차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면서 G4렉스턴을 닮은 위엄있는 모습을 갖추게 됐다. 쌍용자동차 제공

올해 페이스 리프트가 되면서 더 이상 촌스럽지 않은 얼굴이 됐다. 코란도 C와 유사함이 많지만, 육중한 몸매가 G4렉스턴과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시동을 걸면 익숙한 엔진 소리가 들린다. 바로 쌍용차의 LET 2.2 디젤 엔진이다. 여기에 벤츠의 7단 변속기를 조합한 것이 G4렉스턴과 똑같다.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다. 제원상으로보만 보면 다소 약하다는 느낌이지만, 실제로 가속 페달을 밟아보면 2.2t(톤)에 달하는 투리스모를 끌어주는 데는 무리가 없다.

특히 주행 안정성은 벤츠의 그것을 충실히 재현해냈다. 길이는 5.1m에다가 폭이 1,915mm, 키가 1,850mm나 되는데도 불구하고, 투리스모는 어떤 상황에서도 뚝심있게 서있었다. 그야말로 후륜구동의 ‘위엄’이다. 서스펜션도 기본적으로는 무르지만, 달릴 때는 적당히 단단해진다.

후열 활용성은 동급 차종을 압도한다. 후륜구동이라 승차감도 월등하다. 쌍용자동차 제공

4륜구동은 파트타임 형식이다. 필요하면 버튼을 눌러서 4WD LOW와 4WD HIGH로 설정해야 한다. 쌍용차의 4륜구동 기술이야 익히 잘 알려져 있듯이 쓸만하다. 얼음이 얼어있는 언덕길에서 4륜구동을 작동하자 힘이 번쩍 솟아올랐다.

뒷자리는 쓸모가 너무 많아서 무어라 평가하기도 어렵다. 무려 4열, 9인승이다. 4열을 제외하고는 레그룸도 넓은 편이다. 가족들이 함께 타기에는 이만한 차가 없다. 물론 다 접으면 ‘차박’을 즐길 수도 있다.

인테리어는 플랫폼이 오래된 탓에 다소 낡은 감도 없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고풍 스럽다. 1열 중앙에 놓인 계기반이 독특하다. 운전석 클러스터에서는 현재 속도를 볼 수 있다. HUD를 쓰는 기분이라 불편하지 않다.

실제 연비는 7km/ℓ 정도가 나왔다. 공인연비는 10.1km/ℓ다. 커다란 차임을 감안하면 썩 괜찮은 수준이다.

인테리어는 다소 고리타분 하면서도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차에서 내리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투리스모를 ‘사골 모델’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나온지 30년도 지난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조롱의 의미다.

하지만 여전히 6세대 E클래스가 ‘클래식’으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투리스모는 충분히 명품으로 부를만 하다. 시대를 거치면서 LED 램프, 18인치 휠, 애플 카플레이와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까지 적용됐다.

그리고 가격이 2,838만~5,220만원에 불과하다. 동급 SUV와 비교하면 월등한 경쟁력이고, 미니밴과 견줘봐도 경제적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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