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에 1인가구와 개인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의 영향으로 가정간편식(HMR)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간단하게 해장을 즐길 수 있는 제품부터 명절 상차림, 홈술족에게 주목받고 있는 안주까지 상황별로 적합한 HMR이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 이에 설 연휴 혼자 보내는 대한민국의 1인 가구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하루 동안 HM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황을 재구성해 봤다. 

[한스경제 신진주]나홀로씨(가명·29)는 설 연휴 고향길에 오르지 못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통화 후 먹먹해지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전날 밤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술 한잔을 기울였다. 너무 달린 나 씨는 숙취에 몸시 괴로웠다. 엄마가 끓여주는 뜨끈한 해장국을 먹고 싶지만 자취생에겐 언감생심이다. 가볍게 외투를 챙겨 입고 집 근처에 위치한 마트로 향했다. 평소 같으면 라면을 먹었겠지만 요새 해장하기에 좋은 가정간편식(HMR)이 많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어 그 맛이 궁금했다. 

마트에 진열돼 있는 CJ제일제당 햇반컵반의 모습. /사진=신진주 기자

마트 즉석식품 코너로 가면서 스마트폰으로 해장에 좋은 간편식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달 풀무원에선 재료를 급속 동결시켜 큼직한 건더기와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인 ‘생가득 냉동국밥’이 눈에 들어왔다. 봉지에서 꺼낸 밥과 육수를 냄비에 넣고 물 한 컵을 부은 뒤 끓이기만 하면 번거로운 해동과정 없이 간단하게 맛있는 국밥을 완성할 수 있다고 나왔다. 

아워홈이 선보인 해장국 용도의 가정간편식 ‘진주식 속풀이국’도 관심이 갔다. 경상남도 진주 지역 전통방식의 해장국으로 소뼈를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소고기·소 곱창·버섯·콩나물·고사리·무 등 신선한 재료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낸 제품으로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약 5분간 제품 째 중탕 조리하거나 냄비에 내용물을 붓고 끓이기만 하면 완성돼 간편하게 해장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나씨가 간 마트엔 모든 제품이 있진 않은 듯했다. 술도 먹었고 몸이 힘들어 눈에 띄는 상품 위주로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매대에 가장 많이 진열 돼 있는 CJ제일제당의 햇반컵반 ‘황태국밥’과 오뚜기 간편 버섯해장국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술 먹고 다음날은 무엇보다 간편한 것이 최고다. 일단 모든 귀찮기 때문이다. 두 제품 모두 총 조리시간은 5분정도 였으며 조리법 역시 매우 간단했다. 

CJ 햇반컵반 '황태국밥', 오뚜기 간편 버섯해장국 / 사진=신진주 기자

먼저 햇반컵반 황태국밥은 햇반의 밥, 밀국물(소스), 건더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모두 개봉해 컵에 넣고 물을 붓는 선까지 부어준다. 이후 전자레인지에 3분 조리하면 끝난다. 

황태국밥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참기름에 볶아서 더 고소한 황태의 맛이 깊게 우러났다. 황태, 두부, 파 등 건더기도 씹혀 맛을 더했다. 진한 국물 맛에 숙취가 확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다음은 오뚜기 간편 버섯해장국. 일단 포장지에서부터 쉽고 간단하다는 분위기가 풍겨져 나왔다. ‘끓는 물에 2분이면 OK’라는 문구 때문에 손이 갔기 때문이다. 

조리방법은 오뚜기 간편 버섯해장국 1개를 국그릇에 넣고 끓는 물 170ml을 붓고 2분 후에 먹으면 된다. 시원하고 칼칼한 버섯해장국 맛으로 약간의 라면스프 느낌이 났지만 해장하는 데는 일품이었다.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양송이버섯 등 건더기도 있어 가격대비 만족스러웠다. 

나홀로 씨는 직접 재료를 구매하지 않고도 훌륭한 해장국을 저렴하게, 또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앞으로 나홀로 씨의 해장은 간편식이 해결하리라.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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