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백현/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은혜] 엑소 백현이 사생팬의 스토킹에 뿔났다. 결국 사생팬의 전화번호를 밝히며 이른바 '공개 처형'을 했다.

백현은 14일 밤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던 중 사생팬으로부터 거듭 전화가 걸려오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결국 백현은 지속적으로 걸려오는 전화번호 11자리를 공개하며 "전화하지 마세요"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후 해당 번호의 주인이 "나는 일반인이다"라며 고통을 호소해 온라인 일각에서는 백현의 행동이 '경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번호의 주인이 백현의 말로 피해를 본 일반인인지, 사생팬인지를 떠나 우리는 '사생팬'이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생팬이란 특정 인기 연예인의 사생활, 일거수일투족까지 알아내려고 밤낮없이 해당 연예인의 일상생활을 쫓아다니며 생활하는 극성팬을 지칭한 표현이다. 연예인의 전화번호나 주민등록번호를 알아내 도용하며 피해를 주는 것은 다반사다.

하지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없다. 명백한 범죄 행위임에도 '팬'이라는 이유로 참아야한다는 강박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사생팬은 연예인을 함부로 대하지만, 연예인이 사생팬을 함부로 대했다가는 '인성에 문제가 있는' 연예인으로 낙인찍히기 일쑤다. 또한 그것을 참아내야 하는 게 인기 연예인의 '숙명'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 가요계 관계자는 "사생팬들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지만, 고소를 하거나 법적 제재를 가하기 힘들다. 스타를 좋아하는 팬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감내하고 참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신적 신체적 피해까지 주는 사생팬들을 진짜 팬으로 간주하고 계속 눈감아주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백현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아이돌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후 관계가 어떻든 이번 백현의 '공개 처형'으로 인해 사생팬의 문제가 공론화된 것이 긍정적인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백현에게 비판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백현이 그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명백히 따로 있다. 한국의 아이돌 산업은 20년 동안 나날이 발전해왔지만, 아이돌의 인권은 여전히 바닥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인기와 부를 얻었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사생활이 노출된다. 백현의 발언으로 인해 사건과 관련이 없는 일반인이 피해를 봤다면 그 일반인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프레이밍이 백현에게 맞춰져서는 안 된다. 스토킹 범죄자의 인권 못지 않게 아이돌의 인권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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