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tvN ‘윤식당2’ 열풍이 뜨겁다. 시청률 16%를 넘으며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윤식당2’는 배우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이 스페인 테네리페 섬 가라치코 마을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이야기. 이국적인 풍경과 한식 요리, 멤버들의 케미가 어우러져 시청자들에 힐링을 주고 있다.

나영석 PD를 비롯해 이진주 PD, 김대주 작가는 지난 13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공동 인터뷰에 임했다. 나 PD는 “시청률 15%가 넘은 날 오랜만에 이서진씨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시즌3 준비하자’고 하더라”면서도 “구차제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윤식당2’는 높은 인기만큼 각종 논란으로 비난을 받았다. 윤여정, 정유미 머리 등 위생 문제부터 이서진의 ‘얘’ ‘쟤’ 손님 호칭 논란, 김치전 주문 폭주로 인한 서빙 실수까지. 제작진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윤식당2' 이진주 PD, 나영석 PD, 김대주 작가(왼쪽부터)

-위생 및 손님 호칭 논란이 일었는데.

나영석 PD=일단 시청자들의 지적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여러 시청자 게시판 및 기사 댓글을 통해 피드백 했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굳이 말하자면 제작진의 판단 미스다.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고, 위생 관념 및 식당 운영 준비 등이 미흡했던 걸 인정한다. 촬영이 한꺼번에 이뤄지고, 조금씩 잘라서 방송에 내보내고 있지 않냐. 띄엄띄엄 찍으면 그 때 그 때 반영할 텐데 이미 촬영이 끝났다. 솔직히 현장에서 제작진이 깊게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다. 이런 장면을 보여주게 돼 죄송하다. 다음 시즌 하게 되면 시청자 의견을 반영해 더 조심하고 신경 쓰겠다.

-“소꿉놀이 같다” 등 진정성 논란도 있다.

나=이 부분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실 위생, 영업시간, 홀 운영 등 모두 완벽하게 하는 건 어려운 부분이 아니다. 프로페셔녈한 사람들을 데려가면 된다. 이원일, 홍석천 셰프에게 음식과 기본 매너를 배웠지만, 아마추어라서 준비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윤식당’ 기획 의도 자체가 전문적인 식당을 경영 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일들, 외딴 섬에서 작은 식당 열고 싶은 시청자들의 판타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12시간 동안 일해 돈 많이 버는 식당이 시청자들의 판타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을 적게 벌더라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기획 의도였다. ‘윤식당’은 한식 전파 프로그램도 아니다. 작은 판타지를 실현해주는, 잠깐 열고 닫는 꿈의 공간이다.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봐주면 좋겠다.

-김치전 주목 폭주를 소화 못해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자들이 많이 답답해했는데.

나=우리도 편집하면서 고구마를 먹는 느낌이었다. 금요일 전날 밤 편집하면서 시사 하는데 다들 괴로워했다. 시청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식당을 운영하는 멤버들이 아마추어이지 않나. 열정은 있지만 식당 경영에 숙달되지 않은 이들이니까 나올 수 있는 실수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도 과정이니 과감없이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 방송에 담았다. 프로 셰프들을 섭외하면 음식 완성도도 있고, 이런 실수가 없겠지만, 외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보여주는 게 우리의 목표다. 괴로움을 꾹 참고 방송에 내보냈다. 이 경험을 거울삼아 발전하는 모습이 나올 테니 기대해 달라.

-손님들의 개인적인 이야기 공개하는 정도는.

나=굉장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편집하면서 우리가 혹시 ‘선을 넘고 있지 않나?’ 의견 교환을 많이 한다. 메뉴판에 ‘이 식당에서 촬영 중이며, 당신의 모습이 한국 TV쇼 프로그램에 방송된다’고 고지 돼 있다. 방송에 보이지 않지만, 길 양쪽 표지판에 ‘이 구역은 한국 TV 쇼 카메라가 찍고 있다’고 알렸다. 식사를 끝내고 나오는 분들에게 다시 한 번 말한다. 어느 나라 분인지, 음식은 어땠는지, 불만 등도 물어본다. 손님들이 ‘방송 나가도 상관없다’ ‘먹는 모습은 괜찮은데 다른 내용은 안 나갔으면 좋다’ 등을 말해준다. 수위에 맞춰서 편집을 한다. 손님들의 사생활, 사담을 엿보는 방송은 아니라서 조심하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일상적인 생각을 시청자들에게도 내보내지만 늘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다.

-해외에서 식당 운영 허가 받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나=어려움이 없지 않았다. 우리나라랑 제도가 달라서 허가 받는데 오랜 시간이 들었다. 답사 후 촬영지가 정해지면, 그 지역 관청이랑 얘기를 많이 한다. 프로그램 설명을 하고, 어디까지 도와줄 수 있는지 면밀히 체크한다. '윤식당2'는 굉장히 쉽게 풀렸다. 가라치코 시장님의 마음이 열린 분이어서 좋게 받아줬다. 스페인은 촬영 규제가 엄격한 나라인데, 시장님이 행정적인 부분을 해결해줘서 감사했다. 이보다 중요한 건 주민들의 마음 속 허락이다. 주민들이 우호적이냐 적대적이냐에 따라 촬영이 달라진다. 가라치코 주민들은 '조용한 마을에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구나'하면서 즐겨줬다. 다같이 쓰는 광장을 촬영할 때도 부담스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좋게 반응해줘 촬영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윤식당2’는 몇 부작으로 구성되나. 후속 프로젝트는. 

나=본편 10회, 감독판 하나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편집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윤식당2’ 후속은 준비 중이다. 아직 정해진 게 많지 않아서 말할 수 없다. 다행히 설 연휴로 16일 결방 해 조금 시간을 벌었다. 열심히 준비 중이라는 것만 알아달라.

-‘윤식당’ 외 관심있는 아이템은.

나=‘윤식당’은 이진주 PD와 김대주 작가가 아이디어를 내서 제작했다. 개인적으로 음식, 여행 외 다른 프로그램은 잘 못한다. 현재 후배들이 좋아하는 주제에 내가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정확히 말할 순 없지만, 조금 더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분명한 건 난 음식 나오고 여행가는 프로그램이 가장 좋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 같다.

사진=tvN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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