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정혜성은 열일하는 배우 중 한명이다. 지난해 KBS2 ‘김과장’부터 ‘맨홀-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SBS ‘의문의 일승’까지 1년 내내 안방극장에서 맹활약했다. 무엇보다 ‘의문의 일승’은 첫 주연작이라서 의미가 남다르다. 극중 형사 진진영으로 변신, 걸크러쉬 면모를 드러냈다. ‘맨홀’ 때 시청률 1%의 굴욕을 경험한 덕분일까. ‘의문의 일승’ 시청률은 “아홉 배가 뛰었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예슬, 황정음, 김지원을 잇는 로코 퀸이 되고 싶다며 “평생 연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첫 주연작 부담은 없었나.

“처음에는 조금 부담 돼서 잠도 못 잤다. ‘주연이니까 뭔가 더 많이 해야할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촬영 시작하고 나서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시간이 조금 빨리 간다는 거 외에는 다른 점이 없더라. 장현성, 김희원 등 선배들이 워낙 잘 받쳐줬다. 내 할 것만 해도 알아서 선배들이 챙겨줘서 마음이 편했다.”

-‘맨홀’ 이후 바로 ‘의문의 일승’ 촬영에 들어갔는데. 

“한 번도 12시 넘어서 촬영이 끝나거나 밤샌 적이 없다. 신경수 감독님 사단이 있다. ‘육룡이 나르샤’ 때부터 같이 한 스태프들의 손발이 잘 맞았다. 연극, 뮤지컬 분야에서 오래 경험 쌓은 선배들이 많아서 리허설을 오래 할 필요도 없었다. 4개월 간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었다(웃음).”

-세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다. 회사에선 ‘조금 더 쉬는 게 어떻냐’고 했는데, 쉬면 아프고 병나는 스타일이다. 작품에 들어가면 목표만 보고 달려가면서 삶에 활력을 얻는다. 할머니 돼서도 연기 하고 싶다.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감독님, 작가님이 같이 하자고 했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진진영 캐릭터는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오만과 편견’ 유광미 캐릭터의 연장선이었다. 이현주 작가님이 그때 매력있게 봐줘서 다시 한 번 연락을 줬다. 진영은 누군가에 끌려가는 역이 아니라, 남자들을 다 이겨 먹으려고 했다. 이런 캐릭터가 많이 없다.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캐릭터 설명에 ‘형사인데 도대체 형사일 것 같지 않게 생긴 애’라고 적혀 있었다. 커피만 탈 것 같이 생긴 애가 액션도 잘하고 브레인의 중심에 있지 않았냐. 걸크러쉬한 진영이 마음에 들었다.”

-액션신 힘들지 않았나.

“걱정을 많이 했다. 대본 받고 바로 촬영에 들어 가서 준비할 시간이 짧았다. 어설픈 부분은 감독님이 디테일하게 알려줬다. 신경을 많이 써줘서 한 번도 다친 적이 없다. 심지어 살이 까진 적도 없다. 방송에 멋있게 나와서 만족했다.”

-윤균상과 호흡은 어땠나.

“오빠가 많이 챙겨줬다. 붙는 신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대부분 장현성 선배 경찰팀이랑 연기했다. 오빠와 함께 하는 신은 분위기 전환용일 때가 많았다. 오빠 성격이 아줌마 같다(웃음). 덕분에 재미있게 촬영했다.”

-윤균상과 러브라인 아쉬운 점은 없나.

“원래 작가님이 러브라인을 크게 쓰는 분이 아니다. 그 동안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사건, 내용 중심으로 쓰고 열린 결말인 경우가 많았다.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라서 크게 아쉬운 점은 없다.”

-시청률은 만족하나.

“‘맨홀’ 시청률이 1%대이지 않았냐. ‘의문의 일승’은 9배 뛰어 넘어 기뻤다. 시청률을 크게 신경 쓰는 편이 아니다. 연기한지 6년째인데 잘된 작품이 거의 없다. 0%대 작품도 있었다. 시청률 보다 내 몫을 잘 해나가는 게 중요하더라. ‘블러드’도 시청률 3~4% 나왔지만 즐겁게 촬영했다. 당시 B팀이었던 이재훈 감독님이 입봉작인 ‘김과장’ 때 불러줬다. ‘구르미 그린 달빛’과 ‘오 마이비너스’도 마찬가지다. 인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실제 모습과 가장 가까운 캐릭터는.

“실제로는 ‘김과장’ 홍가은과 ‘구르미 그린 달빛’ 명은공주의 모습이 많다. 진영이는 부모님과 있을 때 모습이 비슷하다. 고향이 부산이라서 조금 무뚝뚝학고 말을 틱틱 하지만 속마음은 여린 점이 닮았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모두 내 안의 모습을 꺼내서 극대화했다.”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쌈 마이웨이’ 김지원,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환상의 커플’ 한예슬 선배가 연기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평소 털털하고 애교가 많은 편이다. 로코에 도전해보고 싶다. 엄청 신나서 여러 아이디어를 낼 것 같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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