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전세 만기가 돼서 이사를 가야하는데…대출금도 적고 창구도 막혀 결국 전세금 조금 더 올려주고 2년 더 살기로 했어요.” (직장인 장모씨. 서울 광진구 구의동 거주).

부동산 업계가 이사철을 맞았지만 하나 같이 울상이다. 집을 팔 사람은 있지만 살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전국에서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 부동산 시장도 ‘미분양 숙제’를 계속 떠안고 가야할 처지다.

부동산 업계가 이사철을 맞았지만 하나 같이 울상이다. 집을 팔 사람은 있지만 집을 살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전국에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국 분양시장이 설 연휴 동안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연휴 이후부터 본격적인 봄 분양시즌이 시작된다. 특히 다음달에는 연중 최대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설 연휴가 지난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전국에서 6만5,789가구가 공급된다.

올해 전체 예정된 공급물량(25만2,247가구)의 약 26%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은 전체의 62% 수준인 4만900가구다. 지방은 2만4889가구다. 

10대 건설사들도 전국에서 2만2,25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5.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물량은 수도권에 물량이 집중돼 있다. 2만여 가구 중 71%인 1만5,861가구가 수도권에서 공급된다.

반면 이사철 맞이 대량 공급에도, 전국 부동산 매매율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늘어난 분양물량을 시장이 소화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동시에 입주율 또한 떨어지는 추세다. 결국 매매가가 계속 떨어지는 데다 거래량마저 줄어들면서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은 입주율 80% 선을 유지했지만, 지방은 60~7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역 내 입주율 저조는 결국 입주 양극화 현상을 뚜렷하다.

아파트 분양에 이어 입주도 갈수록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수도권은 입주율 80% 선을 유지했지만, 지방은 60~70%대를 벗어나지 못해 입주경기가 좋지 않았다.

다음달부터 물량 공급이 확대되면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입주시장에서 지방의 고초가 예상된다.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기존 아파트값은 하락을 거듭했고 거래량마저 줄면서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게 되는 것.

게다가 대기 중인 신규 분양 물량이 많으면 미분양 적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그럴수록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예상보다 더욱 심각한 반응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역별 미분양 물량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어 수도권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해당 지역 분양물량에 대한 청약수요자들의 쏠림현상도 나타났고 입주 예정자들이 기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제대로 처분하지 못하면 아파트값이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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