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화장품 제조자 개발생산(ODM)업체인 한국콜마가 CJ의 제약 계열사인 CJ헬스케어를 인수하고 종합제약사로 도약한다.

한국콜마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CJ제일제당도 CJ헬스케어 지분을 100% 처분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지난 12일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가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한국콜마를 비롯해 한앤컴퍼니, CVC캐피탈, 칼라일그룹 등 4곳이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한국콜마는 한앤컴퍼니와 함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한국콜마는 본입찰에서는 한앤컴퍼니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고용 보장 등을 약속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서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인 한국콜마는 미래에셋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H&Q코리아 등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했으며,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이사가 진두지휘했다.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에는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16년간 제약업계에 몸담았던 그는 최연소 부사장 자리에 올랐지만 이를 박차고 나와 화장품 ODM  ·주문자상표부착(OEM) 전문기업 한국콜마를 창업했다. 2012년에는 비알엔사이언스(현 콜마파마)를 인수해 제약사업에 뛰어들었다. 윤 회장은 한국콜마 제약사업과 CJ헬스케어를 합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CJ헬스케어는 매출액(2017년 기준 5,208억 원) 기준으로 국내 제약업계 10위 안에 드는 상위 제약사다. 화장품과 제약사업을 동시에 하는 한국콜마는 이번 인수로 제약 부문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은 8,216억 원으로, 이 가운데 제약 부분은 1,900억 원가량이었다. 이번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매출 7,000억원대 제약회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한국콜마 측은 양사 시너지 효과로 매출 1조원 달성도 넘보고 있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인수를 통해 제약사업을 강화하고 2022년까지 신약 개발 중심의 국내 '톱 5'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10년 이내에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브랜드 제약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부문의 역량 확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국콜마는 밝혔다.

CJ그룹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의 자회사인 CJ헬스케어의 매각을 추진해왔다. CJ제일제당은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해 제약사업을 시작했으며, 2006년 한일약품을 인수했다. 이후 2014년 물적 분할로 CJ헬스케어가 분리됐다. 

CJ헬스케어는 주로 복제약을 생산하며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등도 제조한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매각으로 34년 만에 제약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 매각대금으로 식품과 바이오 등 주력부문 인수·합병(M&A)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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