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영인 검찰 기소되면 곧바로 해임…재계 "신동빈 회장 사임 가능성 높아"

[한스경제 변동진]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선 일본 기업의 관행을 고려하면 그의 사임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롯데 측은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일본 롯데홀딩스는 21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거취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YTN은 이날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 운영의 지주사 역할을 해온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동빈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재계 안팎에선 '일본과 한국의 관행 차이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일본 기업은 회사 경영진이 검찰 조사 이후 기소되는 경우 곧바로 해임 절차를 밟는 게 오랜 관행이다.

롯데가(家) 경영비리로 기소됐을 당시 신동빈 회장이 직접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를 설득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게다가 그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만큼, 롯데홀딩스도 사임의사를 받아들일 것으로 재계는 전망한다.

가장 큰 문제는 롯데의 지배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가 지배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경우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4%에 달한다. 하지만 호텔롯데는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이 99%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일본 회사인 셈이다.

무엇보다 호텔롯데는 롯데케미칼 등 화학 부문을 지배하고 있는 롯데물산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에 롯데는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의 지배력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구속으로 호텔롯데 상장은 어렵게 됐다. 또한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롯데홀딩스는 일본인 전문 경영인이 단독으로 이끌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 롯데홀딩스 사임 의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신동빈 회장은 (경영비리, 뇌물공여 혐의) 두 가지 큰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양국의 사법체계의 차이점 등을 일본 롯데 측에 설명을 했다. 당시 '일본 관례에 따르겠다'는 의사는 표시한 것 같다"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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