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올해 보험사 매물 전망이 물밀 듯 밀려오면서 인수합병(M&A)을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뜨거운 감자’ ING생명이 M&A 시장에 나설지, 나선다면 누구의 품에 안길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ING생명 본사 전경./사진=ING생명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험업계에 크고 작은 매물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매물로서는 ING생명이 가장 뜨겁다. ING생명은 적극적인 매각을 추진하다 실패를 맛본 뒤 기업공개(IPO)로 선회해 성공가도를 달렸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인수한 뒤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IPO를 추진했다. 지난해 5월 3만3,000원의 상장가로 시작한 ING생명의 주당 가격은 20일 종가 기준으로 5만1,600원을 기록했다.

ING생명은 네덜란드 ING그룹과의 상표권 계약이 오는 12월 마무리되며 새 이름 찾기에 나서야 한다. 오렌지생명, 오렌지라이프생명, 일라이온생명 등 연관성 있는 상표를 선점해 출원했지만 사명 변경의 리스크는 여전하다. MBK파트너스가 올해 안에 ING생명을 시장에 내놓으리라는 전망을 더하는 요소다.

KB금융지주가 ING생명의 새 주인으로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ING생명의 인수합병설은 잊을 만 하면 수면에 올랐다. KB금융지주와 ING생명은 2012년 인수합병을 목전에 두고 KB금융지주 이사회의 반대 의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한 차례 러브콜을 주고받았던 이력 탓에 KB금융지주가 생명보험사 인수 의지를 밝힐 때마다 ING생명이 불려나왔다.

게다가 KB금융지주가 지목한 ‘우량한 생명보험사 매물’이 현재로서는 ING생명뿐이라는 점에서 ING생명과의 합병 가능성이 또 다시 불거졌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임시주주총회 연임 결정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수합병 계획을 묻는 질문에 “KB생명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보강하려는 바람이 있다”며 생보사 매수 의지를 명확히 했다.

KB금융이 생보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그룹 포트폴리오에 비해 KB생명의 존재감이 약해서다. KB금융의 계열사인 증권, 손해보험, 캐피탈, 카드, 은행의 경쟁력은 높은 반면 KB생명은 그룹차원과 업계차원에서 모두 힘이 달린다.

다만 IPO로 몸값이 오른 ING생명이 KB금융지주의 청사진과 살짝 빗겨나면서 매각설이 ‘군불 때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미 한 차례 인수합병을 실패한 점도 발목을 잡는다. 양사간의 매각·매수설이 업계 안보다 밖에서 더 자주 흘러나온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KB금융지주가 자기자본순이익률(ROE) 개선을 매수의 중요 요소로 꼽은 데다 초기 매수설이 나온 시기와 지금 ING생명의 입지가 다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MG손해보험과 KDB생명도 최근 매각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손해보험이 매물로 등장하리라는 관측도 일부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MG손보는 최근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신한금융지주가 매수사로 거론된다. 시장성이나 건전성 면에서 체력이 허약한 KDB생명은 이렇다 할 매각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이 합친 살림을 얼마나 잘 꾸려갈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보험사마다의 M&A 사정은 다르지만, 미래에셋생명이 ‘벌크업’의 재료로 인수합병 카드를 꺼냈다는 점에서 첫 성적표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은 지난해 인수합병 과정을 마무리 짓고 오는 3월 5일부터 통합 미래에셋생명으로 출범한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변액 비즈니스가 확대되면서 경상이익 체력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인수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긍정적 의견을 남겼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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