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소득은 제자리인데 장바구니 물가는 껑충 뛰면서 엥겔계수가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채솟값 폭등이 지속될 것으로 서민들의 밥상물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클럽에서 고객들이 채소를 구매하는 모습. /연합뉴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식료품 물가 상승으로 가계 소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엥겔계수가 지난해 13.8%로 집계됐다.

엥겔계수는 가계의 전체 지출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엥겔계수는 통상 소득이 높아질수록 낮아진다. 우리나라 엥겔계수는 2000년 13.9%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낮아져 2007년에는 11.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008년 12.0%로 오르면서 상승세로 전환했고 2011년 13.0%, 2017년 14%대 문턱까지 올라왔다.

식료품비 지출이 커진 이유는 식료품 물가 상승이 가파르고 다른 소비지출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 1월 생산가물가지수(PPI)도 상승했다. 생산가물가지수는 103.50(2010년 100기준)으로 전월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1.2% 올랐다. 이는 2014년 11월(104.13)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올랐고 전년동월 대비로도 2016년 11월 이후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상승한 데에는 최강 한파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풋고추(89.3%), 피망(151.1%), 오이(40.8%), 파프리카(59.5%) 등 농산물 가격이 8.7% 상승했다. 반면 축산물은 4.2%, 수산물은 0.8% 각각 내렸다. 한파에 수요가 줄면서 돼지고기(-5.7%), 닭고기(-4.3%) 가격이 내렸고 지난해 조류 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크게 뛰었던 달걀 가격도 전월대비 12.1%, 전년 동월 대비 51.5% 떨어졌다.

음식점 및 숙박 등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사업서비스가 1.1% 오르면서 이를 중심으로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성수기를 맞아 국제항공여객(4.3%) 등 운수도 0.4% 올랐다. 

문제는 채솟값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네이버 아이디 ‘herb****’는 “똑같이 먹는데 월급이 그대로라서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아이디 ‘cama****’는 “국민소득 2배인 일본과 장바구니 물가를 비교해봐라. 만원으로 일본에서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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