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중심 '원 롯데' 지배구조 개선 빨간불…한일 롯데 협력 악화 우려

[한스경제 변동진]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사임됐다. 이로써 롯데는 신 회장 중심의 '원(One) 롯데' 지배구조 개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일각에선 일본 롯데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1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연합뉴스

재계에 따르면 롯데홀딩스는 21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신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의 건을 승인했다.

그의 사임안이 이사회서 통과된 가장 큰 원인은 지난 13일 뇌물공여 혐의 관련 재판에서 법정 구속됐기 때문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실제 일본의 경우 경영진이 검찰 조사 이후 기소되면 곧바로 해임절차를 밟는 게 오랜 관행이다. 신 회장도 '롯데가(家) 경영비리' 및 '70억원 뇌물공여' 사건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을 당시 롯데홀딩스의 주요 경영진과 주주들을 직접 만나 한일간 사법체계 차이점 등을 직접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신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으로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당초 양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쓰쿠타 다카유키 사장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됐다.

롯데는 일본의 지배력을 최소하기 위해 지난해 '롯데지주'를 출범하고, 사실상 일본 기업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준비했다. 

롯데지주는 신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44%에 달하기 때문에 영향력 행상가 가능하다. 그러나 호텔롯데는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이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 부문을 지배하고 있는 롯데물산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의 법정 구속과 대표이사 사임으로 상장뿐만 아니라 오는 27일 예정된 롯대지주 주주총회도 낙담하기 어렵된 것이다.

롯데지주는 이날 주총에서 6개 계열사에 대한 흡수합병안 처리할 방침이었다. 대상은 롯데지알에스,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이다.

아울러 롯데홀딩스는 일본인 단독 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은 "'원 롯데'를 이끄는 수장의 역할을 해온 신 회장의 사임으로, 지난 50여 년간 지속된 한일 롯데의 협력관계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경영진과 소통해 이러한 상황을 극복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신 동빈 회장은 이번 사임으로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이사 부회장'으로 변경됐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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