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미국 거물 투자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으로 지난해 290억달러(31조3,00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현지언론을 인용한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버핏은 24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난해 순익이 653억 달러(70조4,000억원)에 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순익 중 회사 운영으로 인한 수익은 약 360억 달러에 불과하고, 남은 290억 달러는 의회가 세법을 개정한 지난해 12월에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에 거둔 이익만 32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63억 달러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미 의회는 지난해 말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도 39.6%에서 37%로 내리는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31년 만의 가장 큰 규모의 감세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추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날을 세워왔던 버핏 회장은 사회 불평등을 심화한다며 감세를 비판해왔는데, 그가 이 감세정책의 큰 수혜자가 된 셈이다. 

버핏 회장은 이와 함께 기업 인수를 모색하고 있지만 부풀려진 가격이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수익 증대를 위해 한 건 이상의 대규모 인수가 필요하다"며 "합리적 가격의 거래를 찾는 것이 도전"이라고 말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금과 단기채권 형태로 1,160억 달러(약 125조원)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의 90%가량을 미국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미국의 경제적 토양은 여전히 비옥하다"고 언급했다. 또 "주식이 합리적인 가격에 있다면 장기적으로 채권보다는 주식이 덜 위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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