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하루 미뤄진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와 법정관리 여부를 가를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26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 체결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27일로 연기키로 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사측이 제시한 경영정상화 계획(자구안)을 두고 노사 합의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의 채권 만기를 1년 연장해주는 경영정상화 약정서 체결의 전제조건으로 해당 자구안에 대한 노사 합의를 필수로 요구했다.

노사는 이날 수차례 정회를 거듭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이날 저녁에도 막판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사측이 일부 진척상황이 있다고 보고 경영정상화 약정서 체결 날짜를 이날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가 합의하면 채권단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을 찾게 되지만, 합의가 불발돼 약정서가 체결되지 않을 경우 채권 만기 연장안은 효력이 상실된다. 채권단은 노사합의가 안 되면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경영정상화의 후속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공문을 이미 금호타이어에 보냈다. 비공식적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준비도 하라는 이야기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 경쟁력 향상 방안(생산성 향상·무급 휴무·근무형태 변경 등) ▲ 경영개선 절차 기간 임금동결 ▲ 임금체계 개선(통상임금 해소) 및 조정(삭감) ▲ 임금 피크제 시행 ▲ 복리후생 항목 조정(폐지·중단·유지) ▲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 개선 등이 담긴 자구안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다.

노사가 약정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1년간 상환 연장해 준 차입금 1조3,000억원을 갚아야 하고,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 적용 등 경영정상화 후속 절차를 밟게 된다.

채권단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기업을 물색 중으로, 중국의 더블스타가 유력 후보로 알려졌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가격 등이 맞지 않아 인수를 포기했던 업체다.

노조는 고통분담 자체에는 동의한 상태지만 중국기업인 더블스타 등 해외매각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3일 특별 결의문을 내고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추진하는 더블스타 재매각을 즉각 중단하고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쌍용차 사태와 GM의 군산공장 중단 사태를 보고도 지역민의 80%가 반대하고 전 구성원이 결사반대한 더블스타 매각을 재추진하는 데 배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쟁의대책위원회를 거쳐 27일 광주·평택·곡성 공장에서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또 28일에는 2시간씩 세 차례, 총 6시간씩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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