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성호 경기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 과장.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 김원태·이상엽] 지난 25일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우리나라는 개막식 남북공동입장을 시작으로 안정적인 대회 운영으로 전세계의 박수를 받았다. 동시에 여러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종목 다변화도 이뤘다.

성공적인 올림픽에서 가장 돋보였던 일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은 컬링이다. 팀 킴(Team Kim) 또는 갈릭 걸스(Garlic Girls)로 불리는 여자 컬링 대표팀은 언더독의 반란을 앞세워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패러디가 봇물처럼 나올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발판은 학교스포츠클럽이다. 인구가 불과 5만명에 불과한 경북 의성에서 전세계의 이목을 끄는 스타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여자 컬링팀의 성공을 눈 여겨보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의 활성화와 함께 지자체, 체육회 등 관련 기관과 G-스포츠클럽(경기도형 운동부)를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맹성호 경기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 과장을 통해 체육교육과정의 현재와 미래, 컬링팀이 보여준 G-스포츠클럽의 운영 방안, 보건교육 등 건강한 교육환경 등 2018년 주요 경기도의 학교체육 방향을 살펴본다.

-2018년 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의 기본방향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기본적으로 목표는 모든 학생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교육과정과 지역사회가 연계된 학생 성장 중심의 건강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했다.

큰 틀로 보면, 성장단계별 체육교육과정, 지역과 함께하는 G-스포츠클럽, 학생 참여형 보건교육에 힘쓸 예정이다. 이 3가지 큰 정책을 바탕으로 건강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올해 중점적으로 진행한다.”

-학교체육의 정책 방향이 최근 들어 많이 달라졌다. 올해 체육교육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 스스로 만들고 운영하는 자치문화가 강조되고 있다. 이는 체육교육뿐 아니라 다른 교과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학생들이 자치문화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등학교는 놀이중심, 중학교는 선택중심, 고등학교는 맞춤형 체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재구성을 적용해 학습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단계별 체육교육과정 중 초등체육을 강조하고 있다. 자세히 설명해 준다면.

“단계별 체육교육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초등체육의 활성화다. 초등학교부터 건강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관심을 가져야 중·고등학교와 이후 성인이 돼서도 건강한 삶을 위한 체육을 할 수 있다. 기존 중·고등학교의 체육활동을 무리하게 바꾸기보다는 초등체육부터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 초등학생의 기초체력이나 건강에 대한 생각, 운동하는 방법, 놀이에 접근하는 법 등을 통해 체육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놀이 중심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큰 문제는 초등학교 내 비만학생이 많다는 점이다. 앞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 이 학생들에게 체육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영양, 보건, 정서 등에서 문제가 없는지 진단하는 종합솔루션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올해 3월 신학기부터 현재 180개 시범학교를 선정, ‘종합건강지원형’으로 웰빙 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영양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정서적으로는 문제가 없는지, 보건 쪽으로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성남 보평중학교가 진행하고 있는 체육교과 선택중심과정. 학생들은 축구, 농구, 탁구, 배드민턴, 무용 댄스 중 두 종목을 선택해 배울 수 있다. 사진=이상엽 기자

-중·고등학교는 어떤 교육과정이 진행되나.

“초등학교에서 놀이중심 과정을 통해 체육에 흥미를 가졌다면, 중학교 학생들은 선택중심과정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체육종목을 선택해 배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다양한 종목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한편, 자신과 적성에 맞거나 좋아하는 종목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정을 진행한다. 현재도 많은 학교들이 선택중심과정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받아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올해 더욱 확대해 진행한다.

고등학교는 이론을 겸비한 심화형 선택과정을 배운다. 성인이 돼서도 생활체육을 꾸준히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론 수업을 병행한다면 가족들에게 올바른 체육습관을 알려줄 수 있고,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운동이 가능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학생이 걷는 운동에 취미를 갖고 올바른 이론을 습득했다면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 어린 자녀들에게 그 나이대에 맞는 운동법을 가르쳐주고 함께 운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초·중·고 정책이 연계돼야 평생 체육(스포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뿐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 강화 등 다양한 지원정책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몇 년 전까지는 체육부장 협의회 등 지역별로 나눠 선생님들이 교류하는 활동이 많이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협의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도교육청이 찾아가는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선생님들이 협의회, 연구회 등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도교육청은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지원할 수 방안을 계획 중이다.

또한, 경기도체육건강교육진흥센터(가칭)를 설립할 계획이다. 진흥센터를 통해 일반 연수원에서 할 수 없는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체육기구 등 일반 연수원에서는 활용할 수 없는 특수한 시설도 그 안에 마련해 체육교사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진흥센터가 설립된다면, 교사의 전문성 강화는 물론 학교 교육의 현장 목소리와 정책 연구 및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화성 안용중학교에서 열린 학교스포츠클럽축제에서 화성 푸른중학교와 평택 세교중학교 간의 축구경기가 열리는 모습. 이날 축제에는 선수를 포함해 심판, 지원팀에도 중학교 학생이 참여했다. 사진=이상엽 기자

-기존 학교스포츠클럽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기존 학교스포츠클럽은 전국대회나 도대회에 나가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한 운동부의 한 형식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학생들은 선수가 아니다. 체육종목을 즐기기 위한 것이지 성적을 내기 위해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스포츠클럽은 순수하게 학생들에게 체육의 흥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앞으로의 평생체육이 되기 위한 교육적인 목적이 필요하다. 도교육청은 앞으로도 학생중심,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고 운영, 평가하는 학교자치 스포츠클럽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엘리트체육은 G-스포츠클럽을 통해 운영한다. 유럽 등 스포츠와 생활체육이 강한 나라들을 보면,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의 손잡고 운동을 하다 선수가 되곤 한다. 생활체육으로서의 기반을 통해 일부가 엘리트선수로 활약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도 이런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한다.

학생자치 스포츠클럽을 통해 학생들이 체육에 흥미를 느끼고, 선수가 되고 싶다면 G-스포츠클럽을 통해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도교육청과 지자체가 5대5로 함께 운영을 하면서 시 체육회, 학교, 종목단체 등 관계자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선수들을 육성하는 방식이다. 기존 학교 운동부가 학교 내 지도자에게만 가르침을 받고 제약된 체육시설을 이용했다면, G-스포츠클럽은 체육회의 지도와 지자체의 인프라, 학교의 지원을 받고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보면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큰 인기를 끈 여자 컬링팀도 컬링 경기장이 근처에 있어 흥미를 갖고 학교스포츠클럽에서 시작하다 운동선수가 돼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누렸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차민규 선수도 어릴 때 코피를 많이 흘려 운동을 시작했고, 결국 선수가 돼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두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엘리트체육으로 발전한 경우다.

-G-스포츠클럽 정책을 발표했을 때 체육지도자들의 반감 등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기존 운동부가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운동을 하겠다는 학생들은 점차 줄고 있다. 경기도가 전국 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학생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남자 축구, 야구 등 극히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지원자가 줄고 있다. 특히, 여자 종목은 축구 등 팀스포츠를 해야 하는 종목 중에 엔트리를 채울 수 있는 학교가 경기도에 단 한 학교도 존재하지 않을 정도다.

현재 전임지도자는 550명 정도인데, 이 지도자들 중 5명 이하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30% 정도다. 즉, 5명 이하라는 것은 학년별로 2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축구, 야구를 뺀 54개 종목을 운영하는데 이 중 30%가 선수가 없다는 것은 지도자들의 일자리도 위협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학교 단위 운동부가 아니라 인근 학교들을 모아서 운영하는 지역 스포츠클럽을 대안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지역의 G-스포츠클럽이 운영된다면, 지도자의 일자리도 창출되고 학생선수들은 질 좋은 지도를 받을 수 있다. 협의체를 통해 어떤 식의 운영을 하고, 운영비는 어떻게 줄 것이며, 어떤 시설을 활용하고 운영할 것인지 협의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진로 중심의 학생선수를 지원할 예정이다. 대회가 휴식기이거나 방학 기간 중에 진로 및 진학 프로그램을 꾸린다. 학생선수들에게 선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감독, 코치 등 스태프, 심판, 운영위원, 트레이너와 같은 해당 종목에서도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고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지 알려줄 계획이다.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어 선수생활을 접는 등 선수로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할 수 있는 일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보건교육도 올해 중요 정책에 포함시켰는데.

“현재 보건선생님들이 교육과정과 연계돼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하지 않는 학교도 많다. 수업하는 보건교사가 약 7% 정도다. 즉, 주요 교과목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학생이 참여하는 보건 동아리 등을 만들고 보건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최근 한 고교생이 의식을 잃은 어른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살려내기도 하지 않았나. 학생들에게 지역사회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동시에 보건소, 병원 등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이 기관들과 무엇을 같이 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학교스포츠클럽 등을 진행할 때 학생들 스스로 지원팀으로 참여하는 등 체육과 겸해 실제로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건강한 교육환경 조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 예정이라는데.

“학교주변 유해업소에 대해 이전, 폐쇄 등 정비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행위 시설을 적법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 교육지원청, 지자체, 관계기관 등과 함께 합동단속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

신설예정학교를 포함해 학교 주변의 교육환경평가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교육환경평가 승인사항 이행의 확인을 통해 교육환경에 저해요소가 있는지 확인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한다면.

“2030년이면 4차산업 시대가 온다고 한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체육 교육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학교에 머무는 시간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등 급변하는 시대에 대비한 정책을 도교육청에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내부적으로도 체육교육담당, 학생선수지원 담당 등 부서간 나눠져 있는 역할을 체육 1,2팀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업무 분장 자체를 기획단계부터 서로 공유하고 누가 해도 다 할 수 있도록 업무를 준비할 계획이다. 우리 도교육청이 먼저 생각을 바꾸고 소통을 통해 보다 실효성 있는 체육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수원=김원태·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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