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한국지엠 노조가 드디어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한 가운데, 타결 가능성에 주목이 쏠린다. 사측은 구체적인 신차 도입안을, 노조는 통큰 양보를 맞교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28일 만나 임단협을 재개한다. 지난 7일과 8일 이후 끊겼던 대화 통로를 다시 연결한 것이다.

특히 이번 협상은 노조가 군산공장 폐쇄 후 처음으로 제대로된 입장을 밝히는 자리라는 의미가 크다. 한국지엠이 자구안을 내놓고 정부가 실사에 돌입하면서 한국지엠 사태도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황, 노조가 어떤 입장을 내놓는지에 따라 새로운 논의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이 임팔라를 1만대 이상 생산하면 국내에 생산라인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한국지엠 제공

일단 노조는 ▲생산물량 확보 ▲미래비전 공유 ▲고용생존권 보장 등을 테이블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구체적인 신차 배정 계획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차 배정 수준에 따라 GM의 내수 시장 잔류 의지를 확인할 수 있고, 고용권과 공장 가동도 보장된다는 논리다.

앞서 한국지엠은 국내에 2종의 신차를 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산공장에는 트랙스의 후속작인 소형 SUV를, 창원공장에는 스파크의 후속작인 소형 CUV다. 한국지엠은 이들을 통해 연간 50만대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 한국지엠은 노조측에 강도 높은 희생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최근 노조측에 전달한 요구안에 따르면 사측은 임금동결, 성과급 유보, 복리후생 축소, 승진 유보 등을 제시했다.

한국지엠의 운명도 노조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달렸다는 평가다. 한국지엠이 철수를 결정한 이유가 바로 ‘고비용 저생산’ 구조인 만큼, 노조가 얼마나 양보를 하느냐에 따라서 국내 시장 전략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지엠이 얼마나 진정성을 보이는지도 중요하다. 한국지엠은 최근 매년 임단협을 통해 중형SUV, 임팔라 등 국내 생산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생산에 투입한 차종은 거의 없다. 한국지엠이 얼마나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느냐에 따라 노조의 태도도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어려워진 책임은 GM의 경영 실패에 있지만, 철수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노조"라며 "GM 경영진은 정부 지원금보다 노조의 태도에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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