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서울 아파트 값이 한풀 꺾였다. 재건축 안전기준 강화 등으로 강남권 아파트는 재건축 단지의 매수 추격에서 줄어들며 가격 변동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남 오름세가 꺾인 만큼 인근 재건축 단지와 도심권 아파트는 강남 아파트와의 가격차를 좁혔다. 

재건축 단지의 규제가 강화되자 서울권 아파트의 올해 공급률은 사상 최대로 떨어진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는데, 현실화 된 탓이 컸다.

풍선효과로 인한 양천구, 강동구 등 재건축 단지의 매수세는 높아졌고, 상대적으로 공급이 적은 서울 용산구 성동구 등 도심권 아파트도 공급부족으로 아파트 값 상승은 불가피해 결과적으로 서울 아파트 ‘상향평준화’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값이 한풀 꺾였지만 인근 지역 및 도심권 아파트 값은 올랐다. 사진=한스경제DB.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32%를 기록하며 3주째 상승폭이 줄었다. 여전히 매도자 우위 시장이지만, 단기간에 오른 집값에 대한 부담과 정부의 규제 기조에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서는 광진구(0.85%)의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광장극동2차, 광장힐스테이트 등이 최대 5,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성동(0.73%)은 뉴타운이나 도심 접근성이 좋은 새 아파트를 찾는 매수세가 이어졌다. 하왕십리동 왕십리센트라스, 왕십리자이 등이 2500만원~5000만원 올랐다.

강남 집값 오름폭이 줄어든 이유로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초과이익환수 시행에 이어 안전진단 강화와 서울시의 이주시기 조정이 발표된 영향도 컸다.

설령 안전진단을 통과한다 해도, 까다로운 절차를 걸쳐야 하기에 재건축 승인을 받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이 상황을 관망할 수밖에 없어 당분간 강남 재건축 단지 매매시장은 진성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강남 아파트 값이 진정되자, 서울 도심권 집값이 강남3구 집값을 꾸준하게 추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상한가로는 강남3구 가운데 한 곳인 송파구 평균 집값을 이미 넘어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3.3㎡당 평균 아파트값을 상회하는 자치구 ‘TOP 10’ 가운데 6곳이 도심권 자치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3.3㎡당 평균가는 2,050만원(부동산114 시세기준)으로 이보다 높은 상위 1~3위는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가 차지했고 이어서 도심권인 용산구가 2,731만원으로 4위에 해당했다. 차순위로 성동구가 2,429만원, 양천구 2,314만원, 광진구 2,211만원 등의 순이다.

지난 해 초 입주를 시작하며 전용면적 84㎡가 10억원 이상에 거래된 종로구 경희궁 자이가 이슈가 된 후 마포구, 성동구 등 도심 곳곳에서 전용면적 84㎡ 10억원 이상 거래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3.3㎡당 가격으로 3,500만원 안팎에 해당 돼 송파구 평균 아파트값(3,092만원-2월 현재 기준) 보다 높고 서초구 평균 아파트값(3,531만원)과는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결국 강남 아파트를 규제하면 매수자들은 서울 인근 아파트 재건축 단지나, 도심권 아파트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공급마저 줄어들면 결국 강남 아파트 값 오름세가 둔화되는 대신, 서울 아파트 값이 전체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중심업무지구와 가깝거나 한강변에 위치하는 등 도심권 주요지역은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입지 때문에 수요가 두텁다”면서 “특히 재건축 규제 등 강남에 규제가 집중되고 있어 대체 투자처로 도심권을 찾는 수요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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