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원진아가 안방극장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무려 1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JTBC 종영극 '그냥 사랑하는 사이'(그사이)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극중 어린시절 건물 붕괴사고로 트라우마를 겪는 하문수로 변신, 2PM 이준호와 애틋한 멜로 연기를 펼쳤다. '제2의 수애'로 불리며 멜로 여신으로 거듭난 원진아는 "청순한 이미지에만 국한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영화 '돈'과 JTBC 새 드라마 '라이프'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아직 문수를 잊지 못했다면서도 "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설레어했다.

-프로필이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신비주의는 아니다(웃음). 아직 나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그렇다. 1991년생 올해 스물 여덟 살이고 고향은 천안이다. 부모님과 남동생 한 명이 있다. 연기 전공한 건 아니지만, 입시 준비도 했고 계속 배우를 하고 싶었다. 부모님이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해서 스물다섯 살 때 서울에 올라와 단편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영화관, 카페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오디션을 봤다. 한 영화 오디션에서 떨어졌는데, 주위의 소개로 지금 소속사에 들어오게 됐다."

-첫 주연을 맡아 부담감이 컸을 텐데.

"처음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걱정이 많았다. 잠 자다가 계속 깨고 길을 걷다가도 한숨 쉬곤 했다. 무서워서 '지금이라도 못 한다고 해야 될까?' 고민했다. 작품은 혼자 하는 게 아니지 않냐. 감독님과 작가님이 믿음을 줘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문수는 트라우마를 겪었는데.

"큰 트라우마는 없지만 문수와 비슷한 슬픔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키워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상실감이 어떤 느낌인지 안다. 실제로 첫째 딸이라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다. 엄마는 보통 딸한테 의지를 많이 하지 않냐. 첫째라는 책임감 때문에 힘들다고 잘 말하지 못하는 부분도 비슷했다."

-김지원 PD, 유보라 작가와 작업한 소감은.

"확실히 남다른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오디션 방식부터 특이했다. 감독님과 그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1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섬세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느낌을 받았다. 현장에서도 스태프 한명 한명 다 챙기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 작가님은 말이 별로 없는데, 관찰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대본을 보면서 '작가님이 날 아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제와 비슷한 상황이 많았다. 문수가 왜 상처를 받고, 혼자 삭히는지 이유를 잘 설명해줘서 연기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다음에 또 함께 작업하고 싶다."

-준호와 애틋한 멜로 연기를 펼쳤다.

"풋풋한 연애를 한 느낌이다.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많아 촬영하면서 재미있었다. 준호 오빠가 워낙 집중력이 좋고 배려를 많이 해줘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처음엔 연예인 보는 느낌이었다. 아이돌 그룹 멤버니까 밝고 흥이 많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진중하더라. 배울 점이 많았다."

-키스신도 화제였다.

"쑥스러운 감정 덕분인지 설렘 가득한 애정신이 나올 수 있었다. 등대 밑 키스신은 첫 애정신이라서 더 설렜다. 방에서 한 키스신은 연출의 도움이 컸다.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순수하면서 예쁜 키스신이 나올 수 있었다. 아무래도 마지막회 옥상 키스신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뽀뽀한 뒤 강두에게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본인도 열혈 시청자였다고.

"매회 세 번 이상씩 봤다. 처음에는 작품 전체가 안 보이더라. 실수한 장면만 자꾸 보여서 '좀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두 번째부터 함께 호흡한 사람들의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세 번째에는 카메라, 분위기, 음악 등 전체적인 모습을 종합적으로 봤다."

-시청자 반응 기억에 남는 건.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가 정말 많이 왔다. '문수씨 힘내요' '그만 울어요' '강두가 있잖아요' 등 위로하는 글이 많았다. 하루종일 우는 신을 찍고 지쳐있는데, 이런 메시지를 보면 힘이 났다. '시청자들에 위로가 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치유를 받았다."

-청순가련한 이미지가 강한데.

"영화 '돈'은 '그사이'와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청순한 모습이 아닌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전작 '강철비' 속 민경도 문수와 전혀 다른 캐릭터였다. 하나의 이미지에 갇힌다는 두려움은 없다. 내 안에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는.

"그 동안 해보지 못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이 배웠는데 한 번 더 멜로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좀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나쁜 역이나 바보같고 순진한 역도 하고 싶다. 액션도 자신있다."

-'제2의 수애'로 불리는데.

"누군가 내 이름을 안다는 자체가 신기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포털사이트에 내 이름부터 검색해본다. 앞으로는 작품 뒤에 내 이름이 붙었으면 좋겠다. '그사이' 원진아, '강철비' 원진아처럼 말이다. 이제 시작이니까. 다음에 또 '어떤 작품을 만날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 작년 2월부터 쉬지않고 일했는데 대표님한테 맨날 '오디션 볼거 없냐'고 물어본다. 문수에 대한 애착이 커서 쉽게 잊지 못할 것 같지만,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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