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김태리, 유이(왼쪽부터)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연예계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

여배우들이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고 나섰다. 김남주, 김태리, 유이는 드라마 제작발표회 및 간담회, 뉴스 프로그램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미투 관련 의사를 적극 밝혔다. 최근 연예계에는 조민기, 조재현, 오달수, 최일화 등의 성추행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태다. 여배우들은 동료들의 피해에 침묵하지 않으며 미투운동 관련 사회적 관심을 유도했다.

김남주는 고혜란 앵커에 빙의한 모습이었다. 지난 2일 JTBC 금토극 ‘미스티’ 간담회에서 미투 운동 관련 소신을 밝히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요즘 미투 운동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용기 내서 목소리 내는 분들에게 귀 기울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런 일들로 연예계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 우리 연예계가 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남주는 올블랙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올해 초 할리우드 여배우들은 미투 운동을 지지하며 화려한 드레스 대신 블랙 드레스를 입고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남주 역시 같은 이유로 블랙 의상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도 신인 시절 모욕적인 말을 많이 들어봤다”며 “‘미스티’ 내용이 사회적인 미투 현상과는 반대되는 장면도 많지만 현실적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드라마 속 이야기가 현실적이라서 (대중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극중 김남주가 맡은 혜란은 ‘뉴스는 팩트’라는 신념 아래 7년째 JBC ‘뉴스나인’ 앵커자리를 지니고 있는 인물. 실제 김남주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회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데 망설이지 않으며 많은 배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태리는 소신 발언으로 손석희 앵커까지 놀라게 했다. 지난 1일 JTBC ‘뉴스룸’에서 미투운동 동참 이유 관련 “가해자들의 사회적 위치와 권력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참담함을 느끼는 것 같다.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의 크기를 감히 알 수는 없다”며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나 역시도 침묵해야 할 구조가 끔찍스럽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지난해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1987’에 출연했다. 촛불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개념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태리는 미투 운동이 사회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은 데 대해서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짚었다. 다만 폭로와 사과가 반복되다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길이 되길 바랐다. “피해자들이 공개적으로 말하는 이유는 앞으로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것 같다. 이 운동이 꼭 더 나은 사회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길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유이 역시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미투운동을 지지했다. 지난 2일 MBC 토요극 ‘데릴남편 오작두’ 제작발표회에서 연예계 성추행 문제에 대해 “안타깝고 속상하다”며 “기사를 보면서 ‘이런 일이 있구나’ 계속 놀랐다. 같은 여자로서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극중 유이는 사회적 편견에 지쳐 유부녀라는 소셜 포지션을 취하는 외주 프로덕션 PD 한승주 역을 맡았다. 비혼 문제 등 현재 직장인 여성들이 처한 사회적 상황과 비슷해 미투운동 동참은 더 큰 공감을 샀다.

이 외에도 신소율, 김지우, 최희서 등이 미투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사실 소속사 입장에선 여배우들이 미투운동에 동참하는 게 조심스럽다”면서도 “이러한 문제는 연예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뿌리 박힌 문제이지 않냐. 이번 운동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JTBC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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