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그간 빛을 못보던 치아보험이 보장성보험 확대 기류와 문재인 케어 영향에 따라 블루오션으로 지목되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저축성보험이 하락세를 걸으며 보장성보험으로 보험 DNA가 변화하고 있다. 또 치아보험이 비급여 축소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보험업계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다는 기대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치아보험 시장이 달아올랐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이 올해 1월, KB손해보험이 올해 2월 치아보험 시장에 연달아 진출했다. 오는 3월에는 생·손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치아보험에 출사표를 던진다. 생보업계에서는 ‘빅3’ 중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손보업계는 ‘빅4’가 모두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지난해만 해도 라이나보험, 에이스손보 등 중소사가 이끌던 치아보험의 점유율이 대형사를 중심으로 개편될 움직임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선출시한 보험사들의 판매 통계가 저조했다면 확대되지 않았을 텐데 기대 밖으로 수요가 높았다”며 “매출경쟁에 따라 타사들도 상품개발에 도입해 올 초 줄줄이 진출한 것”이라고 답했다.

최초 점유율 확보 경쟁은 시책비 확대로 증명됐다. 지난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치아보험 시책비는 650%에 달했다. 출혈경쟁을 불사하고라도 치아보험 초판에 주력했다는 반증이다.

치솟았던 시책비는 설 연휴 이후 적정치로 조정된 상태라고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시책비는 보험설계사가 상품 신규 계약을 체결했을 때 판매 수수료 외에 더해주는 인센티브다. 금융당국은 200~300%를 권고하지만 보험업계는 400% 정도면 적정치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아보험에 대한 니즈가 지속적일까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연초가 보험사 시기상 중요한 탓도 있고, 최초 점유율 경쟁도 불이 붙으면서 다소 과열된 셈”이라고 진단했다.

IFRS17에 따라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린 점도 치아보험과 아귀가 맞았다. 보험업계는 새 회계기준 아래 부채로 잡히는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을 넓히며 체질을 바꾸는 중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케어’도 치아보험에 순풍을 달았다. 문케어는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흡수해 실손보험료를 실질적으로 내린다는 게 골자다. 따라서 비급여 항목의 영향이 적은 치과치료로 보험업계의 러브콜이 몰린다는 분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충치 치료시 사용하는 금이나 세라믹 등의 재료, 임플란트, 보철치료 같은 비용이 비급여로 분류된다”며 “실손보험과 비교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영향을 미미하게 받으면서 보험료가 낮아질 가능성도 적다”고 답했다.

한편 인기비결로 공격적 마케팅과 더불어 상품 업그레이드도 꼽혔다. 단일증상을 담보하는 수준에서 전체 치아질병과 보철치료 등으로 다변화됐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치아 치료를 이 정도로 폭 넓게 담보하는 상품이 없었다”며 “상품 데이터가 쌓이면서 보다 과감한 보장도 가능해진 점이 치아보험 상품 판매율 확대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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