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최저임금 인상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가격인상 도미노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시작으로 식음료, 간편식, 생필품, 편의점 도시락까지 줄줄이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분식점에 걸린 메뉴판이 오른 가격으로 고쳐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건비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외식업체들이 가장 먼저 가격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맘스터치, 버거킹 등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가 모두 가격을 올렸으며 놀부부대찌개, 신선설농탕, 신전떡볶이, 고봉민김밥, 미스사이공, 이삭토스트, 서브웨이, 커피빈, 홍콩반점 등도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 바람은 외식업계에서 시작해 식품업계와 편의점 업계까지 확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1일부터 햇반, 스팸, 냉동만두, 어묵 등의 가격을 6∼9% 인상했다. 햇반(210g)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7.1% 올랐고 캔햄 2종과 냉동만두 5종은 각각 평균 7.3%, 6.4% 인상됐다.

코카콜라음료도 전체 215개 제품 중 17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4.8% 인상했다. 코카콜라 캔(250㎖)은 5.1%, 500㎖ 페트는 3.5%, 1.5ℓ 페트는 4.5% 올랐다. 

1인 가구 등의 소비층이 많이 찾는 편의점 업계는 도시락에 이어 비식품류 가격까지 인상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일부 도시락과 삼각 김밥, 샌드위치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고, GS25도 일부 도시락과 주먹밥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다. GS25는 이달부터 나무젓가락, 종이컵, 머리끈 같은 자체브랜드(PB) 비식품 상품 60여개 가격도 100∼200원가량 인상했다.

업체들은 인건비와 임대료,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제조업체에서 가격을 인상하면 편의점, 마트 등 유통판매처의 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단체는 업계의 '인상폭'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업계의 가격인상 적정성에 대한 분석자료를 통해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협회 측은 최근 코카콜라의 가격인상과, 맘스터치의 가격 인상은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외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코카콜라 재무제표에 나타난 매출원가와 매출액, 영업 이익 등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대비 원재료비 비중은 지난 3년 동안 2.8%p 감소했고, 매출원가율 또한 2.5%p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 2년동안 각각 2%, 9%대로 늘어나 코카콜라측의 가격인상 논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해마로푸드서비스 맘스터치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밝힌 임대료 부담에 대해서도 한국은행 임대가격지수를 근거로 들어 반박했다.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할 임차료는 기준년도 2016년에 비해 2017년 0.4% 증가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소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득 분배 효과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la11****’는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이라고 말하는데, 9년을 한 자리에서 일하는데 돈은 지금이 가장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이디 ‘yoon****’는 “서민들 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mise****’는 “이렇게 일시에 물가 올린 건 21세기 들어와서 처음봤다. 만원으로 살게 없다”고 푸념했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 후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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