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서울 및 수도권의 전세가율이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오히려 전세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발 전세난이 지방 전세가율을 올리는 상황에서 세입자들은 아파트 매수 심리가 강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 및 수도권의 전세가율이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오히려 전세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한스경제DB.

통상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역설적으로 주택 매매율이 높다. 비싼 전세금을 주고 사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낫다는 심리가 반영된 탓이다.

이로 인해 올 봄 이사철에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입주 물량 부족과 갈수록 높아지는 전세가 때문에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집을 구매하는 쪽으로 돌아서며 매매에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전세가율은 평균 74.9%를 기록했다. 서울은 2016년 7월에는 평균 전세가율이 72.0%까지 올랐다가 이후에는 상승세가 꺾이며 하락을 거듭해 지난 2월 69.3%까지 떨어졌다.

반면 강원·경상·충청·전라 등 9개도의 전세가율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거듭하며 지난 2월에는 77.1%의 수치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실수요자들은 아파트 매매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되는데, 이는 전세금과 매매금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금에 조금의 돈을 보태 내 집 마련을 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데, 그만큼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진다.

여기에 이달에는 건설사들이 다음달 양도세 중과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분양 물량을 쏟아내는 시기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이율은 미국 연방정부의 금리인상 예고로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주택 구입 부담의 불안감을 느낀 수요자들의 강한 매수심리도 한몫했다.

이는 높은 전세가율을 보이는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소식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이유로도 해석된다.

실제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 위치하는 신규 아파트의 청약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시·도별로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한 곳은 ▲강원 춘천시 85.5% ▲전북 전주시 84.6% ▲강원 강릉시 83.3% ▲전남 순천시 83.3 ▲광주 북구 83.2% 등의 순이으로 집계됐는데, 강원에서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 중인 춘천시는 지난 1월 삼천동에서 분양된 ‘춘천파크자이’ 청약 결과 965가구 모집에 1만3,326명이 몰려 17.31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2가에서 분양한 ‘전주효천지구우미린(A1)’ 은 1120가구 모집에 1만6620명이 청약을 신청해 20.2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광주시 북구 연제동의 ‘힐스테이트연제’ 는 22.71대 1, 광주시 서구 농성동의 ‘농성SK뷰Central’ 는 111.98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높은 곳은 전세값에 조금만 더 보태면 내집 마련이 가능해 매매시장이 활발해지기 마련”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청약규제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요가 몰리는 환금성 높은 아파트들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들은 수요층들이 풍부한 만큼 불황기에도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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