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권명호 선수./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박정욱] 노장은 죽지 않는다. ‘베테랑’ 권명호(1기, 49세, B1등급)에게 꼭 어울리는 말이다.

시즌 초반 권명호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경정 임시휴장으로 인한 한 달간 공백 뒤 열린 지난 9회차(2월28일~3월1일)에서 파죽의 2연승을 거두며 올 시즌 총 다섯 번 출전에서 우승 4회, 준우승 1회로 연속 입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두 번의 연속 입상에 성공한다면 특별승급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승세이다.

권명호는 경정 원년인 2002시즌 최고의 스타 선수다. 2002년 초대 율원배 특별경정 우승자였고, 2005년까지 대상 경정 결승전에 단골로 출전해 해마다 1~2차례 우승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후배 기수인 2,3,4기 선수들이 롤모델로 삼았던 선회력과 운영 능력을 발휘하며 미사리 경정장을 장악했었다. 그러나 기복이 심한 스타트가 권명호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이 성장하면서 선회나 운영위주의 경주 흐름이 초반에 승패를 결정하는 스타트 위주로 바뀌면서 권명호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탁월한 운영 능력으로 매년 20승 안팎을 유지했지만 기복 탓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코스 고정진입제 도입 이후에는 입상도 인코스에 치중된 모습을 보였다. A등급을 유지하던 성적도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B1등급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2018시즌 시작과 함께 권명호는 극적인 반전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과감한 스타트와 운영으로 전성기 모습을 되찾은 듯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승률 80%, 연대율 100%, 평균 착순점 9.6점을 기록하며 부활했다. 특히 지난 1월 11일 목요일 9경주, 2월 28일 수요일 6경주에서는 아웃코스인데도 과감한 운영으로 모두 우승해 인코스뿐 아니라 아웃코스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스타트는 평균 0.30초로 아직 부족하다. 시즌 초반에 한파로 한 달간 휴장한 탓에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선수들이 스타트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데, 회차가 진행될수록 스타트 기록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권명호가 스타트 능력을 더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현재 기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년 스타 권명호의 활약은 시즌 초반 미사리 경정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원년부터 경정을 즐겨왔던 팬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박정욱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